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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종은 정보기술(IT)업종과 함께 상반기 내내 국내 증시를 떠받쳐 왔다. 이들 두 업종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 성장 전망치가 하향 압박을 받은 가운데서도 최근까지 꾸준히 실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세계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6% 늘었다. 당초에는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판매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5월까지 누적 수요 기준으로 인도는 10.5%, 러시아는 15.6%, 중국은 1.3%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올 1~5월 누계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9.1%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반기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은 가운데서도 해외 공장 가동과 신차효과 등에 힘 입어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9%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병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신흥국의 경제성장 둔화에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브릭스(BRICs) 중심의 수요 회복으로 견조한 성장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경기불황으로 신차를 구매할 때 가격경쟁력의 중요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은 현대ㆍ기아차의 질적ㆍ양적 성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총수요는 하반기 들어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타이트한 공급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개인 위주의 소매판매로 양호한 수익을 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 환율 흐름(원화 약세ㆍ엔화 강세), 각국의 소비 부양책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는데다 중국ㆍ브라질 등 각국 정부가 소비 부양 카드로 자동차 보조금 지원 등의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하반기 경기 둔화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미국의 노후 차량 증가로 잠재수요가 높은데다 전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이 견조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대ㆍ기아차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 구매 승인 비중이 10% 미만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13%로 상승하면서 자동차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 개선세가 급락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2014년도에는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인 연 평균 1,600만대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한해 대부분의 자동차주는 두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영업이익이 29.74%, 14.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타이어주는 더욱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영업이익이 70.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한국타이어도 69.75%에 달하는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 신장률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했다.
자동차업종의 투자매력은 완성차, 부품, 타이어 순으로 꼽힌다. 윤필중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와 자동차 업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부품주나 타이어주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고 수직계열의 상단에 있는 완성차의 투자매력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관련주 중 증권사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기아차다. 기아차는 지난 5월 유럽 시장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8.3% 줄어든 가운데서도 24.6%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는 신차 출시 없이도 5월까지 누적 판매량 23만7,000대를 기록해 18.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자동차업종 전반에도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기아차는 하반기 K7, 쏘렌토 신형, K3(포르테 후속)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신차효과로 글로벌 판매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대차 보다 높은 판매대수 증가율과 빠른 플랫폼 통합으로 현대차와의 매출이익률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차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28% 신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판매 강세, 수익성 개선,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금융비용 축소 등으로 기아차의 성장ㆍ이익 모멘텀은 업종 내 최고"라며 "국내외 신차 판매 호조와 수익성 개선 효과로 올해 EPS가 38%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품주 가운데선 현대위아가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크지만 과거 현대위아는 불안한 경기 상황에서도 견조한 수주실적을 유지했다"며 "특히 품질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과 자유무역협정(FTA) 수혜로 안정적인 실적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