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텔레매틱스 활성화 교통 개선을

얼마 전은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었다. 올해도 대대적인 귀향 행렬이 이어져 고향을 찾는 발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작 교통체증으로 인한 고통은 일년에 두어번 있는 민족대이동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일상생활의 교통혼잡에서 오는 것이 더 크다. 귀향길ㆍ귀성길 체증은 가족을 만나는 기쁨으로나 대신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 반복되는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쌓이기만 한다. 교통혼잡비용은 교통혼잡으로 인해 정상속도 이하로 운행하게 됨으로써 추가로 발생하는 차량운행비용과 시간가치비용 등을 산출한 비용을 말한다. 교통개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통혼잡비용은 지난 91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5% 이상 증가했으며 2001년 교통혼잡비용은 무려 21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중 서울의 혼잡비용이 5조원이 넘으며 시간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로 11조원이 넘는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시간손실이 가장 큰 셈인데 여기에도 운전자의 정신적 피로와 같은 측정하기 곤란한 손실은 빠져 있다. 천문학적인 혼잡비용을 낮추고 혼잡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를 줄이려면 도로망 확충이나 신호체계 개선 등 구조적 개선이 선행돼야 하지만 운전자가 교통혼잡을 피해 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정보 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에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 대개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두서너개 이상의 경로를 이용한다. 보통은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경로를 추측하지만 경로별 교통정보를 미리 알면 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선택해 출발할 수 있다. 운전자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으며 그만큼 전체적인 소통 역시 원활해질 것이다. 이미 12년 이상 영국과 유럽에 교통정보를 제공해오고 있는 영국 트래픽마스터사의 크레이그블라운트 이사는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의 복잡성이 아니라 가격과 정보의 신뢰도에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운전자에게 얼마나 저렴한 가격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수요가 증가해 시장 규모가 커지고 기업이익이 증대하는 시장원리를 따르자면 우선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수요를 불러모을 만한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교통혼잡을 인내하지 않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해 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선택하는 운전자가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텔레매틱스가 저비용으로 만성적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용 씨엔아이 전략기획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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