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95% 과점체제 해체방안 검토나서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으로 특정 국가의 경제를 쥐락펴락해왔던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회사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엔론 파산 이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3개 평가회사의 과점 체제를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다 의회가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SEC는 신용평가 시장과 평가회사의 운영시스템에 대한 실사를 거쳐 진입장벽 해제 등 규제 완화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SEC의 규제 완화 방안으로는 평가회사 허가를 확대하는 방안, 또는 허가제를 폐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SEC는 지난 75년 평가회사 관련 법안을 개정하면서 'A'등급 남발을 막기 위해 자격 요건을 갖춘 회사에 대해 신용평가 영업을 허가해왔다.
이 허가제가 진입장벽으로 작용, 3대 회사의 과점체제를 형성했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지적이다. 미국 신용평가 시장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S&P가 41%, 무디스 38%, 피치 14%등 3개 회사가 9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3대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비판은 엔론 사태 이후 확산됐다. 투자자들이 엔론의 유가증권을 대량 매각하고 있는데도 평가회사들의 엔론을 투자등급으로 분류했었다.
의회 는 "무디스와 S&P가 엔론 파산 3개월 전에 조사를 실시했어야 했다"며 "신용평가회사들이 투자은행과 짜고 신용등급을 뒤늦게 하향조정한 게 아니냐"고 지적, 청문회를 개최해 이를 따져 물을 계획이다.
미국의 신용평가사들은 70년대 뉴욕주 파산, 80년대의 오렌지 카운티 파산, 90년대 아시아 통화위기때에도 늑장 대응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신용평가 회사 가운데 무디스만 상장돼 있고, S&P와 피치는 비상장회사로 남아있다.
무디스는 수익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짭짤한 회사로, 지난해 뉴욕증시가 하락했을때도 주가가 33% 상승했다. S&P는 경제전문 잡지 비즈니스위크 등 출판사업을 비롯,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대비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은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