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서울선언' 채택의미
남북경협 국제적 공조 가속화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 첫날인 20일 회원국들은 정치ㆍ안보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 향후 남북 경협의 국제적인 공조체제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대화, 인적교류, 경제적 연계, 다자대화 등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이기로 강조해 북한의 대외관계 개선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을 국제기구 등 다자회담 테이블로 참여시키고, 경제협력 방안을 국제적인 공조체제하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북한과 ASEM 회원국들의 협력추진은 최근 북미관계 급진전과 맞물리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 과정에서 남한을 축으로 ASEM 회원국들과의 국제 컨소시엄 구축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전망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정치안보와 경제통상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유라시아 초고속통신망 구축 등 이번 ASEM에서 추진키로 한 16개 협력사업에 북한을 적극 참여시키자고 제안하는 한편 대북 경협공조를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연내 방북 예고 등 급진전되는 북미관계 정상화추세에 맞춰 ASEM 회원국들을 대북 협력의 장(場)으로 동참토록 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협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석이다.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한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한편 북한을 ASEM 회원국으로 참가시켜 각종 협력사업을 펴고, 대북 경협 공조문제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들은 특히 서울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과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군사대화 등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한 회원국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 정세와 관련, 유고슬라비아와 코소보 등 발칸반도, 중동, 동티모르지역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한반도문제가 주로 언급됐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서울선언에서 북한의 핵개발포기를 전제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주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지지를 표명한 것도 한 예로 들 수 있다.
정상들은 또 정치안보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의 독립과 경제 재건 과정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유엔 역할에 대한 평가와 개혁을 지지하고 유엔재정 건전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량파괴무기(WMD) 확산을 막기 위한 군축을 추진하되, 서울선언에는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는데 기여한다'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세계화의 부정적인 측면중 하나인 빈부격차 심화와 환경파괴 등의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이밖에 세번째로 열리는 이번 회의까지 ASEM 정상들이 다룰 사안과 주제가 너무 많아 산만하다고 보고 앞으로는 유럽과 아시아지역의 정치안보, 경제통상,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각각 1개씩의 주제를 잡아 집중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입력시간 2000/10/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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