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개구리 피부로 기적의 항생물질 만든다

박테리아 막에 수천 개 구멍 뚫어…항생제 내성 지닌 슈퍼 박테리아도 완벽히 제거


개구리 피부로 기적의 항생물질 만든다 박테리아 막에 수천 개 구멍 뚫어…항생제 내성 지닌 슈퍼 박테리아도 완벽히 제거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개구리가 차세대 기적의 항생제로 새로운 명성을 얻게 될 전망이다. 개구리의 피부 분자로 만든 새로운 화합물로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불가능했던 슈퍼 박테리아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위치한 생명공학 회사인 폴리메딕스(PolyMedix)사. 이 회사의 연구팀은 최근 개구리 피부에서 추출한 화합물로 박테리아를 완벽하게 괴사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항생제 개발을 위해 개구리에 주목한 것은 개구리의 피부에서 생성되는 라날렉신(ranalexin) 때문. 라날렉신은 일종의 항균 펩타이드처럼 개구리 피부에 달라붙어 있는 박테리아의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사멸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연구팀이 라날렉신과 기존 항생제를 혼합, 박테리아에 투입하자 세포막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들이 뚫리며 사멸된 것.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조차 이 공격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박테리아 내의 주요 단백질을 마비시키는 기능을 하지만 박테리아들은 아무리 강력한 항생제에도 금방 내성을 갖게 된다. 단백질의 수용체 부위를 변화시켜 약물의 공격을 피함으로써 항생제의 약효를 떨어뜨리는 것. 하지만 폴리메딕스가 추출한 개구리 화합물을 사용할 경우 얘기는 달리진다. 박테리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포가 괴사되기 이전에 뚫린 구멍을 모두 막고 생체막과 세포막을 완전히 재생해 내야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화합물의 경우 여타 항생제처럼 향후 박테리아들이 내성을 가질 확률도 전혀 없다. 연구팀의 렌데킥 박사는 “개구리 화합물 항생제는 기존 항생제와는 공격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며 “박테리아가 이에 내성을 가질 확률은 인간이 방탄 피부를 갖게 될 확률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구리 화합물이 패혈증의 원인균으로서 사람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을 비롯,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들의 박멸에 새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돼 지난 2005년에만 미국에서 1만9,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인명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AIDS로 인한 미국 내 연간 총 사망자 수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다. 폴리메딕스의 연구진들은 조만간 이 개구리 화합물로 특정 박테리아나 세균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위한 임상실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8/01/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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