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HSBC, 외환銀 인수 포기] 론스타 향후 행보는

"이익실현후 한국 빨리 떠나자" 이르면 이달중 재매각 나설듯<br>글로벌시장 매물 봇물… 새 투자대상 찾아 나설듯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HSBC와의 외환은행 매각협상이 결렬된 만큼 서둘러 재매각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중이라도 새 주인을 찾기 위한 공개매각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로 다양한 투자기회가 쏟아지는 상황이라 하루라도 빨리 외환은행의 투자이익을 실현한 후 새로운 대상에 투자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HSBC가 계약을 파기해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몸값 올리는 데는 공개 경쟁입찰이 최고=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이른 시간 내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 투자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HSBC와의 협상이 깨진 후에도 이 같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외환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금융회사가 2곳 이상이라면 가장 가능성 높은 카드는 ‘공개 경쟁입찰’이다.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지분을 쪼개서 팔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성은 낮다. 지분을 쪼개 팔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해야 한다. 더욱이 대량 매매에 따른 디스카운트 요인이 발생한다. HSBC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1만2,500원을 밑도는 가격에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HSBC 조건이 더 나은 상황이다. 론스타가 HSBC와의 협상결렬 후 분할매각에 나설 것을 계산했다면 HSBC가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재매각 작업 착수=론스타는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재매각을 서둘러야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무너지면서 론스타의 전공이나 다름없는 부실채권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을 포기하고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아 나선 HSBC처럼 론스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골치 아픈 외환은행의 평가이익을 실현하고 그 자금으로 새로운 대상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내고 싶어한다. 론스타의 투자자 중에는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도 있지만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기회를 외면하기는 힘들다. 투자자들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론스타 경영진은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매각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오늘부터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은행의 미래 목표를 공유하고 직원과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적합한 대주주를 찾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가격, 적정수준 이상 기대= 론스타는 국내 은행들이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많은 만큼 주가가 하락해도 매각가격은 생각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HSBC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2년 전 국민은행이 제시한 주당 1만5,200원보다는 높아지지만 HSBC가 제안한 1만8,045원(배당 후 1만7,725원)보다는 낮아져야 한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이 시너지 효과를 이유로 가격을 더 높이 써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한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국민은행이 인수에 나섰던 2년 전보다는 당기순이익이 늘어나 주당 장부가치도 높아졌다”며 “현재 주가 등을 감안하면 매각가격 상승이 제한적이지만 HSBC와 다른 국내 은행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 인수가격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