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혁파 당선 '기대반 우려반'

타이완 첫 정권교체 안팎「북풍(北風)을 잠재운 개혁 열망의 승리」, 「양안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갈 수있는 불안한 정권교체」 타이완이 지난 18일 반세기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내면서 국제 사회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야당인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후보의 총통 당선은 타이완 민주주의가 진일보할 수있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독립지지파인 陳후보는 중국이 기피해오던 인물로, 앞으로 양안관계가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특히 그동안 陳후보의 당선을 우려, 다각적인 경고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최악의 경우 陳 총통당선자의 민진당 정권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걷잡을 수없는 상황으로 빠져들면 미국 개입에 따른 미·중 관계 악화와 아시아정세 불안이 야기되고, 아시아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 등이 이날 陳후보의 승리를 축하하기에 앞서 중국의 통일정책에 지지를 표명하면서「중국 달래기」에 나서고, 타이완에도 분리 움직임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陳후보의 당선은 타이완 민주주의의 저력과 활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의 통일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무장관도 이날 『일본은 지난 72년 일·중 공동성명에 입각해 중국과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타이완에 대해서도 비정부간의 실무관계로서 민간 또는 지역적인 왕래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며 중국측 입장을 먼저 고려했다. 국제사회의 이같은 우려와 달리 타이완 국민들은 「개혁 열망의 승리」라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국민당 51년정권에 피로감을 느껴왔는데 이제는「바꿨다」는 평가다. 타이완 국민들은 그동안 『독립을 주장하는 陳후보가 당선돼도 결코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경제도 망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국민당 정권에 대한 염증 해소가 더 급선무라는 판단했다. 이날 陳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수만명의 국민들이 거리에 나와 『두려움과 악에 맞선 민주주의의 승리』라면서 『천수이볜 총통』을 외친 것도 국민들 사이에 팽배한 개혁 열망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陳후보가 지지도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타이완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중국이 기피하는 인물에 의한 정권교체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개혁 열망과 양안간 관계를 어떻게 조화해 내느냐가 陳총통 당선자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고, 이는 앞으로 국제 정치·경제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대두될 전망이다. ♣관련기사천수이볜 누구인가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3/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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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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