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빛나는 명작들을 안방에서 감상하는 KBS ‘TV문학관’이 다시 시청자를 찾아간다. 지난 5월 황순원의 ‘소나기’, 은희경의 ‘내가 살았던 집’ 등 4편을 선보이며 새롭게 단장한 ‘HD TV문학관’은 오는 12월 김경욱의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22일)을 시작으로 김탁환의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23일), 신경숙의 ‘새야새야’(24일),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25일) 등 네 작품을 방송한다. 22일과 23일은 오후 10시, 24ㆍ25일은 오후 9시 30분 1TV로 전파를 탄다. “10년간 한국문학 100편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는 야심찬 기획으로 올해 부활한 TV문학관은 교과서에서 한 번쯤 읽었을 법한 일제시대 단편문학부터 최근 우리 문단의 힘있는 작가들까지 아우른다. KBS가 이 달 방영되는 TV문학관의 백미로 꼽는 작품은 신경숙 원작의 ‘새야새야’. 청각장애로 세상과 단절된 어머니와 두 아들의 아픈 인생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냈다. ‘새야새야’를 연출한 고영탁 PD는 “원작을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지,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랑이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촬영했다”며 “신씨가 ‘소설이 영상으로 옮겨진다면 감독의 작품’이라고 말해줘 마음이 편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손끝으로 빚은 작품이 눈앞에서 영상으로 펼쳐지는 것을 본 신경숙씨는 “소리로 나는 말과 언어가 원초적으로 인간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지 생각하며 작품을 썼다”며 “말을 못하는 형제의 이야기라 소리를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글로 쓸 때보다 감동적이었고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내년에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비롯해 방현석의 ‘랍스터를 먹는 시간’, 심윤경의 ‘달의 제단’ 등 총 8편을 TV문학관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KBS 관계자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문화적 코드를 맞출 수 있는 TV문학관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