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막하혈종(硬膜下血腫)은 경막외혈종(硬膜外血腫)과 더불어 두부(頭部) 외상으로는 가장 흔하게 생기는 병이다. 고혈압·동맥경화로 뇌안에서 혈관이 터지는 뇌일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외부충격으로 나타난다. 82년 9월 프로복서 김태식 선수가 뇌부상으로 강남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경막하혈종이었다.머리는 머리카락이 나 있는 두피안쪽 뼈인 두개골이 5~10미리 두께로 있고 그 안에 뇌가 있다. 두개골과 뇌 사이에는 마치 두꺼운 비닐과 같은 1미리 정도의 경막이 뇌를 보호한다.
만일 어떤 외상이나 급작스런 충격으로 경막바깥쪽(두개골과 경막사이)에 출혈이 생겨 혈종(핏덩어리)이 생겼다면 경막외혈종이다. 또 경막아래쪽(경막과 뇌사이) 뇌표면의 혈관 손상으로 피가 괴면 경막하혈종이다.
피가 괴면 뇌표면에 압력이 가해지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운동·지각신경의 통과구역인 뇌수(腦髓)를 압박해 두통 등 부작용을 유발한다. 치료법은 두개골을 열어 혈종을 제거하거나 지혈을 하는 방법이다.
손상부위가 여러곳이라면 뇌부종이 일어나고 뇌압상승으로 사망하는 예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생명은 건지더라도 정신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뇌속에 생긴 뇌내혈종이 아니거나 주요 부위가 아니라면 혈종을 제거하면 별 문제가 없다. 김회장의 경우 수술후 회복실에서 이미 일반병실로 옮긴 것으로 보아 특이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부손상은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책상 모서리 등에 자주 부딪쳤을 경우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밖으로 큰 상처가 없더라도 내부에서 출혈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를 살펴 수술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문찬 교수는 『경막하혈종은 외상(外傷)이 원인』이라면서 『김회장의 경우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1주일후에는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