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김정일 전격 訪中] 9개월만에 방중… 왜?

첫 기착지로 양국 혈맹 뿌리 상징 무단장 선택<br>경협 요지 투먼 통해 방중 '후계자 업적 쌓기'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의 전격적인 방중(訪中)을 두고 전문가들은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최근 속도가 붙고 있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힘을 보태 후계자의 업적을 쌓기위한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정은이 중국을 '단독'으로 방문한 점에서 의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등장이 김정은에게 북한 내부의 공인 과정이었다면 이번 단독 방중은 국제사회에 북한 후계자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행사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후계자의 지위를 고착하는 데 있어 중국의 지지협조를 얻고 자신이 김정일의 후계자임을 국내외에 과시하려는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김정은이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만나 회담하게 될 경우 북한과 중국의 차기 지도자의 만남이 연출돼 후계자로서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도 지난 1983년 후계자 신분으로 후야요방(胡耀邦)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을 받아 방중, 중국 고위지도자들과 만나 국제사회에 자신의 위상을 과시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김정은이 베이징까지 들를지에 따라 만나는 사람의 면면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베이징까지 가면 중국의 차기 지도자 시진핑을 만나는 것은 예정된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이 방중의 첫 기착지로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시를 택한 것 역시 남다르게 봐야 할 부분이다. 무단장은 북한에 혁명 유적지이자 '북중 혈맹'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이다. 지난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했다 귀국할 당시 동북항일연군 기념탑이 있는 무단장의 베이산(北山)공원을 찾아 참배한 것도 무단장이 자신들의 역사와 북중 관계에서 갖는 의미를 감안한 행보로 읽혔다. 김정은 역시 이곳을 첫 행선지로 정했는데 김일성 혁명 유적지를 찾아 권력승계의 정통성을 확보하겠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업적을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는 지역을 보면 이 같은 의도가 더 명확해진다. 특히 김정은이 투먼(圖們)을 통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먼은 북한과 중국 양쪽이 '경협 통로' 구축을 가속화하는 지역이자 중국이 동북지역 개발을 위해 추진하는 창-지-투(長春-吉林-圖們) 개발사업지의 핵심 지역 중 하나다. 또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선(나진-선봉)으로도 통하는 길목이어서 북ㆍ중경협 확대를 위한 요충지다. 다만 김정은이 식량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요구를 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민감한 부분인 만큼 공식적으로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물론 이야기할 가능성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교수도 "공개적으로 언급할 현안은 아니다"라면서 "북중 간의 인도적 지원은 통상적인 부분이다. 지금 그런 부분에 대해 중요한 현안은 아닌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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