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도발행위 즉시 중지 및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철회, 핵전쟁 연습 중단 선언, 핵전쟁 수단 철수 및 재투입 시도 단념 등을 요구했다.
또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에서 군사연습을 벌이는 적대행위와 북침전쟁 책동이 계속되는 한 남북대화나 남북관계 개선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결국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현재의 긴장국면을 유지하면서 당분간은 북미 및 남북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요구는 한미 양측이 제시한 대화 조건에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하원 외교위원회 2014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향한 상당히 철석같은 개념이 없다면 우리는 보상하지도 않을 것이고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식량지원 협상에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비핵화 조치 요구에 대해 북한 국방위는 정책국 성명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공갈에 대처해 갖추게 된 것이 우리의 정당한 자위적 핵무력”이라며 “우리더러 오늘에 와서 비핵화 의지를 먼저 보이라는 것처럼 어리석고 강도적인 주장은 없다”며 수용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대화에서 ‘도발-협상-지원’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한미 양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반감을 나타냈다.
조평통 대변인은 “청와대 안방주인까지 직접 나서서 북이 위협하고 도발하면 또다시 협상하고 지원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하고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는 망발을 했다”며 “이것이 과연 대화를 하려하는 자들인가”라고 비난했다.
결국 북한은 독수리 군사연습, 개성공단 문제, 최고존엄 모독 등 현재 남북관계의 이슈를 전부 거론해 미국 및 남한과의 대화 제의를 두고 기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화 의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앞으로 북미간 평화회담이나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회담이 아닌, 순수 북한의 비핵화만을 위한 대화와 협상에는 나서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우리의 위성발사와 핵무력 건설은 북남대화든 조미대화든 협상 탁 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다”며 “우리의 위성과 핵방패는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의 상징이며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있고 핵위협이 존재하는 한 절대로 포기할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의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에는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