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男 ‘섹시변신’, 메트로섹슈얼 스타일

`여자만 변하라는 법 있냐, 남자의 변신도 무죄다` 올 봄 남성이 화려해진다. 다부진 근육질의 `몸짱` 옷걸이에 화려한 꽃무늬 옷이나 현란한 액세서리를 걸치고 섹시함을 마음껏 발산하는 남성들이 세계적인 `유행`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름하여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스타일. `메트로섹슈얼`이란 도시에 살면서 여성 못지않은 소비성향을 즐기는 새로운 남성상. 1994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서 남성들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처음 소개한 이 말은 단연 세계 남성 패션계의 화두다. 남성다움을 유지하면서도 화려하게 외모를 치장하고 여성적인 패션감각을 과감하게 살리는 이들이 즐기는 패션이 올 봄 거리를 한껏 화려하게 물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달라진 것은 옷의 색상. 올 봄 남성복은 여성복 못지 않은 강렬한 컬러를 내뿜고 있다. 검정이나 회색, 베이지 계열의 점잖은 색 안에 자신의 개성과 감각을 억눌러 온 남성들이 더 이상은 `남의 눈`이나 고정관념의 틀에 갇히기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 출시되는 남성복 중에는 꽃분홍이나 짙은 보라색, 연두색이나 태양처럼 강렬한 노란색 등 스페인의 정열적인 기질을 연상시키는 대담한 컬러 사용이 부쩍 늘었다. 여기에 빨간 색이나 오렌지 등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내는 색상까지, 말하자면 이제 남성 옷 색상에 `금기`는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올 봄 시즌 신규 런칭하는 코오롱패션의 `크리스찬 라크라와 옴므`의 주선희 디자인실장은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그동안 금기시됐던 꽃무늬가 남성복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여가와 자연을 즐기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즐기는 메트로 섹슈얼족에게, 획일적인 남성 패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 트렌드로 80년대에 유행한 집시풍의 이국적이고 화려한 스타일을 제안한다”고 주 실장은 설명한다. 특히 올 봄에는 작게 도식화된 예전의 꽃무늬와 달리, 큼직한 꽃송이를 사실적이고 과감하게 프린트한 것이 특징. 색상도 틀에 박힌 분홍색에서 벗어나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도 좀더 과감한 노출과 몸선을 강조하는 `섹시 男`스타일부터, 부드러운 느낌을 살린 리넨 소재를 사용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까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최근 파리의 남성복 컬렉션에 참가했던 디자이너 우영미씨의 작품은 벨벳이나 새틴 같은 화려한 소재와 흐르는 듯한 니트를 매치시키고 색상도 차분한 동색 계열을 사용해 자연스러운 매트로 섹슈얼 스타일의 전형을 선보였다. 평소에 즐겨입는 캐주얼 스타일의 옷도 올 봄에는 디자인이나 색상을 조금씩 달리해서 부쩍 섹시한 느낌을 강조한 옷으로 거듭나는 추세. 일명 `폴로티`라고 불리는 폴로 랄프로렌의 캐주얼 티셔츠도 올 봄에는 몸에 달라붙는 슬림 소재에 색상도 선명한 원색 계열과 화사한 파스텔 톤으로 다양해졌다. 물론 아무리 유행에 동조하고 싶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패션 쇼 모델이나 연예인들처럼 머리 끝분터 발 끝까지 튀는 스타일로 변신을 할 수는 없다. 갑자기 화려한 `공작새`로 탈바꿈하기가 어색할 때의 만능 해결사는 바로 `액센트`를 주는 것. 유행 색상을 사용한 패션 소품이나 이너웨어 한 장만 장만해도 분위기가 180도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메트로 섹슈얼 스타일을 내기 위한 가장 손쉬운 아이템은 감각적인 셔츠. 스트라이프 문양의 캐주얼 재킷 아래 큼직한 꽃무늬 셔츠를 입고 데님 바지로 마무리하면 도시적이면서도 남다른 활력과 센스를 과시할 수 있다. 클래식한 정장 수트를 입을 때 넥타이 하나만 화려하게 바꿔도 평소와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속옷도 `꽃바람` 겉옷 스타일이 달라지면 속옷도 달라진다. 패션업계에 메트로섹슈얼에 열광하면서 몸에 붙는 디자인과 알록달록한 색상의 옷을 내놓자, 이에 질세라 속옷업계도 레이스와 망사 등 파격적인 소재에 빨강, 파랑, 분홍 등 총천연색의 `야한`남성용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자수를 놓거나 큐빅을 박는 등 여성용 란제리보다 화려한 속옷들도 적지 않다. 늘어질 정도로 깊게 파인 목 둘레와 흰색 일색이던 러닝셔츠는 겉옷을 연상시킬 정도로 세련된 색상에 몸에 달라붙는 섹시한 디자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엉덩이와 허벅지 선을 조여주는 사각팬티 `드로어즈`도 타이트해지는 겉옷 맵시를 살려주는 젊은 남성들의 애용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남성용 거들`로 불리울 만큼 체형을 보정해 주는 효과가 있어 특히 인기. 소재 역시 스판 혼방부터 고급스러운 실크 원단까지, 겉으로 드러나는 패션 뿐 아니라 속에 감춰진 패션까지 남녀의 경계는 날로 불분명해지고 있다. 과거 우람한 근육만을 강조하던 남성 속옷 광고도 예쁘장한 얼굴에 중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등 메트로섹슈얼 이미지를 은연중에 강조하는 추세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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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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