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원자재 가격 급등세 타고 트레이더 몸값 '날개'

급료외 수수료만 200만弗 넘어 회계부정 엔론 옛직원까지 복귀<br>기업들 관련학과 학생 '입도선매'…濠선 대졸 초봉 2배가까이 뛰어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타고 이를 거래하는 상품 트레이더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회계부정으로 사라졌던 미국 에너지회사 엔론의 옛 직원들 마저 현장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들은 숙련 인력 뿐 아니라 원자재 관련 학과 학생들까지 ‘입도선매’방식으로 확보에 나서는 등 인력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유ㆍ구리 등 원자재 가격 랠리가 펼쳐지자, 투자은행들이 한때 한가했던 상품거래 파트를 강화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은 원유 및 금속 트레이더들을 현재 85명에서 연말까지 150명으로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크레디스위스ㆍ리먼브라더스ㆍ베어스턴도 상품 트레이더 팀을 보강하기 위해 ‘선수’들을 물색하고 있으며 바클레이 캐피털ㆍJP모건ㆍ도이체방크ㆍ메릴린치ㆍUBSㆍABS암로ㆍBNP파리바 등도 상품 거래 부문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험 많고 유능한 트레이더들을 대량 확보에 들어가면서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급료 외에 200만달러가 넘는 수수료를 받는데 2년 전만 해도 수수료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경험이 많지 않은 트레이더들도 10만달러 단위의 급여에 보너스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트레이더에 대한 수요는 많고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들이 아예 대학의 관련학과 졸업 예정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연탄ㆍ철광석ㆍ우라늄 등 세계적인 자원 부국인 호주의 경우 대학 지질학과 졸업생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호주서부 커틴대학 광산학부 피터 릴리 학장은 “인기가 높은 지질학과 졸업생의 경우 초봉이 5년전 5만호주달러(약 3,600만원)에서 지금은 10만호주달러로 올랐다”며 “일부 학생은 4~5개 일자리 제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는 얼마 전만해도 볼 수 없던 풍경이다. 90년대에는 상품 트레이더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더욱이 에너지 거래에 의욕적으로 뛰어 들던 엔론이 부도덕한 이유로 부도를 내자 상품 트레이더들의 인기는 더욱 떨어졌다. 하지만 수급불안으로 상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트레이더들의 인기도 급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엔론 출신들도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엔론은 분식회계로 사라지긴 했지만 90년대 말부터 세계 최고 에너지 회사를 목표로 인력 양성에 노력했었다. 런던 소재 헤드헌터회사인 휴먼캐피털의 저스틴 피어스 이사는 “누구나 원자재 산업의 확장을 예상하고 있을 정도로 현재 시장이 뜨겁다”며 “하지만 등락이 반복되는 원자재 가격 특성상 이런 호황이 일시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