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쉬리' 올 여름 美관객과 만난다

8월께 뉴욕등 19개 도시서 일제 상영'쉬리'가 늦어도 8월안에 뉴욕ㆍ시카고ㆍLAㆍ휴스턴 등을 비롯한 미국 10여개 도시에서 상영된다. 강제규필름은 최근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사를 통해 미국을 비롯 북ㆍ남미 시장에 배급키로 했다"며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를 통한 진출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배급은 미니멈 개런티(영화 수출 때 제작사가 확보하는 최소 수익)없이, 강제규 필름이 65%의 극장수익을 갖게 된다. '쉬리'가 아시아 영화들로서는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을 넘고 할리우드의 대표적 메이저 중의 하나인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사에 의해 미국의 극장에 배급되게 된 것은 '쉬리'의 작품성ㆍ흥행성에 새롭게 주목한 컬럼비아측의 의지와 더불어 강제규필름이 지난 2년간 해외배급 분야에서 각별히 힘써온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쉬리'가 국내와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난 후 강제규필름은 세계무대에의 가장 확실한 진출로서, 미국시장을 목표로 삼았고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메이저급 회사를 통해 '쉬리'를 배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쉬리'의 흡인력에 할리우드 메이저의 홍보력과 배급력을 가세해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새로이 자기매김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그 일이 바람만큼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 관심을 가지고 '쉬리'를 특별스크리닝한 회사는 많았고 모두들 "감동과 재미가 있는 훌륭한 영화"라고 입을 모았으나 "미국 관객이 아는 스타급 배우들이 나오지 않는데다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 영화에 대한 일반 관객의 인식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선뜻 나서는 회사가 없었다. 강제규필름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차선책을 택하지 않고 끊임없이 전략을 가다듬으며 미국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쉬리'는 지금까지 22개국에 판매돼 260만달러의 미니멈 개런티를 넘어섰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나라와 러시아 등지서 극장개봉시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들과 겨뤄 당당히 순위 1,2위를 마크했고, 일본에서의 극장수익만도 1,600만달러에 이르러 전세계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미국에 소개된 형태는 세계 판권을 사들인 회사가 미국의 중ㆍ소 배급사들과 재계약을 통해 소규모로 배급하는데 그쳤었다. 이에 반해 '쉬리'는 제작사가 직접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배급을 진행해왔고, 그 노하우를 총동원한 노력으로 미국의 메이저와 배급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강제규필름은 "이런 노력과 경험을 통해서 얻는 것은 '벌어들인 돈 얼마'라는 단순한 액수 이상의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홍콩영화가 주로 비디오시장으로만 팔려왔고, 일본영화의 극장개봉도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었던 점과 비교할 때 '거짓말''인정사정 볼 것 없다''춘향뎐''쉬리'로 이어지는 한국영화의 미국 상륙 점수는 후하게 매길 수 있을 듯 하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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