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용자 노조 「무교섭·임금동결」 배경

◎눈덩이 부채·적자 위기의식/투쟁보다 「회사살리기」 선택/자동차업계·산업전반에 파장 클듯쌍룡자동차 노조(위원장 박태석)의 「무기한 무교섭」 선언은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있다」는 것을 국내의 대표적인 강성노조가 「용기있게」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노조가 스스로의 권리와 기득권을 포기하고, 회사의 위기상황에 공감하고 이를 극복할 때 경영정상화 및 각종 루머의 불식, 궁극적으로는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쌍용은 오는 10월 대형승용차 생산을 통해 종합자동차 업체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고 올해 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는 등 의욕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조원이 넘는 부채와 지난 92년 이후 누적적자가 3천5백억원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으며 삼성그룹 피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언은 내부적으로 경영위기 극복에 대한 전임직원들의 의지와 힘을 결집,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손명원사장은 24일상오 노조측 결의내용을 통보받은 즉시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노조의 용기있는 결단을 환영하며, 사장 이하 전경영진이 피나는 자구노력을 전개해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관리직 사원들도 이날 『노조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보다 강도높은 회사 살리기운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이번 선언이 전사적인 구사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쌍용은 지난 93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파업을 겪었다. 지난 5년간 1백2일에 걸친 생산중단으로 2천5백7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는 누적적자의 73%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노조측이 경영악화의 책임이 경영실책에만 있는게 아니라 파업, 높은 임금인상률 등 노사관계의 악화에도 있다는 점을 인정, 이에대해 자성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 노조는 일부 지방사업장의 단위노조에서 월급 및 상여금반납등의 구사운동이 추진되자 집행부가 이를 전격 수용했다. 대외적으로는 노동계와 산업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쌍용 노조는 『노동법개정과 관련, 진행중인 총파업에도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 노조는 민노총 산하의 핵심 사업장이다. 「노동법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물론이다. 이는 노동법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와 기아, 아시아등 다른 업체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선언이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정상화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에 대한 그룹측의 입장과 계획이 아직 불명확하며,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적은데다 국내의 자동차환경도 급속히 변하고 있다.<박원배> □쌍용자노조 선언내용 ▲무교섭(임·단협 회사측에 위임) ▲무쟁의(노동법개정 파업불참) ▲임금동결 ▲토요격주 휴무제 반납 ▲목표달성, 생산성향상 ▲제품불량률 제로화에 총력 ▲삼성 인수반대 조합원 서명운동 ▲노조의지를 대주주, 채권단 및 시민에게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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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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