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자금 미리 챙기자" 가열

경기 불투명에 회사채 발행등 가수요 확산세계 경제가 불안정해 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세계증시와 함께 동반 폭락세를 보이자, 기업들이 앞당겨 자금 조달에 나서는 '가수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우량 기업들의 가수요로 투기등급 기업들은 자금확보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뚜렷해지는 자금 가수요 대한항공은 오는 21일자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을 확보한다. 이상균 자금전략실장(상무)은 "연말까지 자금 수급상으론 문제가 없지만 이라크전쟁 등 대외변수가 불투명해 미리 확보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특히 발행방식으로 고정금리를 선택, 중장기 금리상승에도 대비했다. LG전자도 연내 만기 회사채가 1,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증시 침체 등 시장 여건이 불투명해지자 FRN(변동금리부채권)이나 CP(기업어음) 발행으로 자금을 선확보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한진해운도 불황에 대비, 지난 7월과 9월 각각 5,000억원(회사채)과 7,000만달러(FRN)를 확보한 상태. 이밖에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6일 1억5,000만달러 규모의 FRN을 발행한 것을 비롯, 재계 전체로 가수요 현상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자금팀장은 "시장이 불안해지자 가수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자금을 충분히 비축하지 않은 곳들은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현금 운용 안정적으로 전환 현대ㆍ기아차는 주가폭락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적 자금 운용 전략을 구사중이다. 자금 운용으로 차익을 남기기 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정금리형 채권 상품으로 갈아탄 것. 다만 금리가 오르면 시가평가형 상품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도 주식 등 유가증권의 소유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시장상황이 호전될 때까지는 고위험이 따르는 금융상품 운용은 가급적 중단할 방침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주가지수가 급락하자 주식형수익증권에 투자했던 것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환매한 뒤 은행권 예금이나 단기 채권형 상품으로 옮기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 등을 발행하기 힘든 투기등급 기업들은 시장경색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BB등급의 모기업 임원은 "영업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마저 경색조짐을 보여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시중 자금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깊어져 한계 기업들의 자금난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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