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을 봐라"

■테드 터너 위대한 전진(테드 터너ㆍ빌 버크 지음, 해냄 펴냄)


"나는 시야를 미래에 맞추며 과거를 돌아보는 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역경과 비극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택은 두 가지다. 이대로 멈추거나 계속해서 달리거나. 때로는 비극을 견디고 길을 계속 가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전진 방법이다." CNN의 창립자인 테드 터너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철학을 이 같은 문장으로 명쾌하게 얘기했다. 엄청난 성공 못지않게 고통스런 실패를 경험한 터너가 더 멀리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을 내다보는 도전정신이 바탕이 됐다. 국내에서는 처음 출간된 터너의 자서전은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로 꽉 차 있다. 1938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진주만 전쟁으로 아버지가 입대하는 바람에 네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기숙학교에서 외롭게 지내야 했다. 지금도 그가 홀로 있을 때 불안해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가족과 재결합한 후에도 그는 꽤나 반항적이었는데 열두살부터는 아버지의 광고회사에서 일하며 스스로 학비를 벌어 썼다. 그러던 중 인수합병의 채무부담을 괴로워하던 아버지가 자살을 택하게 된다. 당시 스물 세살의 터너는 비통함을 딛고 무서운 집중력으로 도산 작전의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본능적으로 방송업의 비전과 가치를 직감한 터너는 텔레비전 방송국을 인수했고 1976년 통신위성으로 지역방송을 전미 지역에서 볼 수 있게 한 슈퍼스테이션을 만들어냈다. 이어 24시간 스포츠채널인 ESPN, 24시간 뉴스채널인 CNN을 개국했다. 파격에는 시련이 동반됐다. 방송국이 경영난에 처하자 직접 출연해 '구걸방송'을 해야 했다. 그가 사들인 메이저리그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4년 연속 꼴찌를 했다. 세계 최초의 시도로 개국한 CNN은 희한한 프로그램들을 방송한다고 해서 잡탕식 닭고기 국수 뉴스(Chicken Noodle News)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고난 앞에서 터너는 실패를 딛고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를 강조한다. CNN은 걸프전 당시 '전쟁 생중계'라는 유례없는 시도로 존재 가치를 널리 인정받았고 전세계 10억 명이 시청하는 최고의 방송국으로 우뚝 섰다. 물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후 타임워너, AOL과 잇달아 회사를 합병한 후 터너는 예순일곱의 나이로 '해고'를 당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땅부자 중 한 사람으로 환경보호와 자선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꺼지지 않는 의욕으로 가득 찬 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속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일을 이룰 작정"이라는 다짐으로 자서전을 마무리했다. 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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