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막내린 IFA 2014-불붙은 한·중·일 가전 삼국지] "적진으로…" 경쟁업체 부스 찾은 CEO들

제품두께 직접 재며 '현미경 관찰'

세탁기·냉장고 디자인도 큰 관심

국내 가전 및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경영자들은 대거 IFA 전시회장을 찾아 경쟁사 부스를 둘러보며 신제품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봤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베를린=김현상기자

전세계 50여개국에서 몰려든 1,500개가 넘는 업체들이 참가하는 IFA는 글로벌 전자 및 정보기술(IT) 업계의 최신 동향과 기술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때문에 IFA가 열리는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은 전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유명 전자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올해 IFA에 참가한 국내 기업 CEO들은 경쟁업체의 부스를 찾아 직접 전시제품을 만져보고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아낌없는 열정을 쏟아냈다.

IFA 개막 첫날인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박람회장 내 LG전자 전시장에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었다. 박 사장은 개막 첫날 관람객들로 붐비는 와중에도 회사 임원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커브드 UHD TV와 OLED TV, 스마트폰 등 LG전자의 전략 제품들을 15분 가까이 유심히 살펴봤다.

그는 일부 제품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직접 두께를 재보거나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보고 기능을 시연해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관계에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한상범 사장 역시 이날 오후 삼성전자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전시장에 들어선 한 사장은 삼성이 이번에 처음 공개한 105인치 벤더블(가변형) UHD TV를 비롯해 주요 전시품들의 패널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관련기사



한 사장은 삼성전자 외에도 소니, 필립스, 중국업체들의 전시부스를 잇따라 방문해 경쟁사의 기술력을 직접 확인했다. LG전자의 TV 사업을 총괄하는 하현회 HE사업본부 사장도 삼성전자와 소니 전시장을 찾아 경쟁제품들을 꼼꼼히 비교, 확인했다.

삼성과 LG의 수장은 독일을 대표하는 유럽 명품 가전기업 밀레의 전시장을 나란히 찾아 올 하반기와 내년 전략을 구상했다. 밀레 세탁기에 높은 관심을 보인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예전에는 투박했던 밀레 세탁기의 디자인과 조작 다이얼 성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 사장은 이후 파나소닉 부스도 찾아 주방가전과 세탁기 등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도 밀레 부스를 방문해 20분 가까이 머물며 주방가전과 스마트홈에 대한 브리핑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는 "보수적인 밀레도 스마트홈에 뛰어든 것을 보면 이제 유럽에서도 스마트홈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사장은 가정용 냉장고로 유명한 독일의 명품 브랜드 '리페르'의 전시장도 찾아 직접 냉장고를 열어보고 제원을 확인하기도 했다.

국내 오너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올해 IFA를 찾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LG전자 전시장을 점검하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가 야심 차게 선보인 스마트워치 'G워치R'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두께를 좀 더 얇게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