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들 '저축銀 특수'에 수임경쟁

판·검사-금감원 출신 '전관' 전진배치… 비리 법조인까지 가세<BR>일부 "여론 안좋다" 손떼기도<BR>중소 로펌은 '샤워효과' 기대


저축은행 비리 연루자가 당초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로펌(법무법인)과 변호사 업계가 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 상반기 내내 굵직한 사건이 없었던 만큼 갓 개업한 전관 변호사는 물론 대형 로펌들도 수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몇몇 중∙대형 로펌은 이른바 고위 판∙검사 출신 '전관'을 전면에 배치하거나 금감원 출신 변호사를 내세워 수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론 악화와 패색이 짙다는 이유를 내세워 사건 수임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관여했던 법무법인 바른은 '송무에 강하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내세워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을 비롯해 저축은행 비리 사건 주요 피고인 4명을 모두 변호해왔지만, 의뢰인 모두가 구속되고 26일 첫 공판일에 예금 피해자들이 사옥에 몰려와 항의 시위를 하는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히면서 사건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전관 강세…복권된 비리 법조인도 저축은행 사건 수임=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피고인만 모두 21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동원된 변호사만 50여명이다. 첫 공판이 끝난 지난 주까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도움을 줬던 변호사들은 대체로 사임계를 내고 한발 물러나 있고 송무 담당 변호사들이 전면에 나선 상태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변호사들이 있다. 바로 최근 공직에서 물러난 이른바 전관 변호사. PD수첩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지내고 올해 2월 퇴직한 이상훈 변호사(52· 연수원19기)는 김태오 대전저축은행장 등 3명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재판부에서 국새사기 재판을 맡았던 정한익 변호사(45∙20기)는 오지열 중앙부산은행 이사와 최태노 중앙부산저축은행 감사를 변호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2월까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맡은 임영호 변호사(48·20기)는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삼화저축은행 전 임원들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신삼길 명예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비리법조인 8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하광룡 변호사(54∙14기)와 예금보험공사에 송무팀장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정치영 변호사(42, 24기)를 방패로 선택했다. 하 변호사는 2006년 '법조 브로커 사건' 등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영광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과 같이 올해 2월 변호사로 다시 등록한 인물. 신 명예회장은 법무법인 바른 소속의 이성훈∙박재필 변호사 등의 조력도 받고 있다. 친동생에게 100억원대의 대출을 몰아준 혐의로 구속된 이영호 이사는 '효성그룹 미국 부동산'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부장검사 출신의 함윤근 변호사(45∙21기)와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한익 변호사를 동시에 선임했다. ◇중소 로펌 '샤워효과' 기대= 법조계에서는 검찰에서 진행한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정∙관계로 파급력이 커지면서 법조가에서는 대형 로펌 뿐 아니라 중소로펌에서도 사건을 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 고층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아래층의 고객유치로 이어진다는 '샤워효과'처럼 대형 로펌을 거쳐 나온 사건이 중소형 로펌으로까지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인 셈. 실례로 형사 송무에 강세를 보였던 법무법인 바른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손을 뗀 후 다담∙로앤∙아테나 등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로펌에서 이 사건을 낚았다. 대형 로펌이 도의적 비난에 한 발 물러선 사이 기회를 얻은 것이다. 서초동 개업 변호사 A씨는 "저축은행 비리 수사로 간만에 로펌가와 변호사 업계가 분주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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