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라크-쿠르드 정부간 개발관할권 협상 진전

'유전 보고' 키르쿠크 양측 최대 쟁점 될듯<br>■ SK, 이라크 원유도입 곧 재개


SK에너지의 이라크 원유수입 재개 및 우리 기업들의 쿠르드 지역 원유개발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사이의 갈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이라크 중앙정부에서 자신들의 허락 없이 우리 기업들이 쿠르드 자치정부와 석유개발 계약을 맺었다며 한국으로의 원유수출을 중단하고 석유개발사업도 중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뿐만 아니라 이라크 유전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세계 20여개 기업들이 동일한 곤경을 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 같은 갈등이 불거진 후에도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양측은 활발히 물밑접촉을 계속해왔고 현재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지속할지 알 수 없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석유를 개발, 생산해 국가재정을 확충하고 전후 복구사업에 쓰기 위해서다. ◇쟁점은 무엇인가=현재 이라크 원유개발과 관련한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사이의 핵심 쟁점은 원유생산으로 발생하는 석유수입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이라크에서 생산되는 모든 석유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할권을 쿠르드 자치정부에서 인정하는 것을 토대로 전체 석유수입의 약 17%를 쿠르드 자치정부 측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방안 대신 쿠르드 자치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쿠르드 자치정부에서, 그 밖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중앙정부에서 관할권을 갖자는 영역분할론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석유수입 중 일정 부분을 나누는 방법에는 유전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문제 등 손익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복잡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같이 지역으로 나누는 것이 간단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쟁점은 이라크 유전의 보고로 알려진 키르쿠크 지역의 관할권을 누가 갖는가 하는 점이다. 키르쿠크 지역에는 이라크 전체 원유매장량의 약 40% 이상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그동안 주민투표를 통해 키르쿠크의 관할권을 정하자는 입장이었다. 주민들 대부분이 쿠르드족이어서 투표승리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앙정부는 이를 적극 반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쿠르드 자치정부는 주민투표 연기를 발표하면서 키르쿠크 문제를 중앙정부와의 협상테이블에 올렸다. ◇리스크 있지만 가치 있는 이라크 사업=우리가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사이의 갈등을 알면서도 쿠르드 지역 석유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석유매장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계약조건도 좋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석유의 바다 위에 뜬 섬’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어디를 파든지 원유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남부 지역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메이저기업들이 선점, 우리가 파고들 여유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우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지만 아직 메이저들의 손때가 덜 묻은 쿠르드 지역 개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석유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개발 후발주자인 우리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쿠르드 지역의 경우 중앙정부와의 정치적인 리스크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계약조건에서도 쿠르드 지역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석유탐사에 성공하면 생산된 석유를 나눠 가질 수 있는 ‘생산물분배계약(PSC)’을 맺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석유탐사ㆍ개발의 일반적인 계약조건은 서비스계약으로 탐사에 성공해도 탐사ㆍ개발비 정도만 원유로 받는 정도에 그친다. 이런 배경에 따라 우리는 지난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중심이 돼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를 초청, 이명박 당시 당선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 컨소시엄과 쿠르드 정부 대표단 사이에 쿠르드 지역 K5 광구 등 4개 광구를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광구의 추정매장량은 약 10억~20억배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1년 석유소비량은 약 9억배럴이다. 석유광구 확보와 함께 쌍용건설 등 한국기업으로 구성된 건설 분야 컨소시엄도 쿠르드 정부와 MOU를 맺고 쿠르드 지역의 도로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재건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석유공사와 SK에너지 등이 쿠르드 지역의 바지안광구 개발계약을 맺었다. 바지안광구의 추정매장량은 약 5억배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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