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정권 2기 체제가 시작되는 이번 전인대에서는 후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을 제외하고 핵심 지도부의 대폭적인 교체가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제17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7전대)에서 후 주석의 후계자로 낙점됐던 시진핑(習近平) 정치국 상무위원은 국가부주석 자리에 올라 후계구도를 굳히고 그와 경쟁하는 리커창(李克强) 상무위원은 상무부총리에 임명돼 5년 후 원 총리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이와 함께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 자리를 다이빙궈(戴秉國)가 이어받는 등 국무위원 5명도 모두 새로운 얼굴로 바뀐다. 특히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팀의 물갈이 폭이 크다.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는 리 상무위원이 상하이방의 거두 황쥐(黃菊) 부총리의 자리를 승계해 상무부총리를 맡게 됨으로써 앞으로 중국의 경제정책은 ‘빠른 성장’보다 ‘좋은 성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시장을 지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내정자는 ‘철 낭자’ 우이(吳儀) 부총리를 승계해 대외협상 등 통상과 금융 분야 업무를 맡게 된다. 태자당 출신의 왕 내정자는 인민은행 부행장과 건설은행장, 국제금융공사 이사장을 지낸 금융통으로 지난 98년 외환위기 당시 광둥성(廣東省) 부성장으로 임명돼 파산한 광둥국제신탁투자공사(GITIC) 관련 업무를 맡아 소방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광둥성 서기를 지낸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내정자는 신설되는 에너지부와 통폐합되는 운수부 등을 관장하며 산업 및 교통 분야를 맡게 된다. 교체설이 나돌던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강한 위안화를 주장해온 저우 행장이 유임될 경우 위안화 절상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전인대는 또 작지만 강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대부제(大部制)’ 정부조직개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홍콩언론 등에 따르면 조직개편안은 교통ㆍ산업ㆍ보건 등 3개 영역의 부처를 통폐합하는 것으로 골격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되는 공업정보부는 신식산업부의 정보통신정책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산업정책, 중소기업, 전매사업, 경제관리 기능을 토대로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의 국방무기 조달 기능을 흡수하는 대형 부처가 될 전망이다. 류빈제(柳斌杰) 신문출판총서 서장은 “대부제 개혁은 교통 및 보건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번 제도개혁은 교통 분야 같은 거시경제의 통제와 보건 분야 등 민생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 개편안은 오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화젠민(華建敏) 국무원 비서장에 의해 공식 보고된 다음 각 소조의 토론과 심의를 거쳐 15일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