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좀 서주세요. 어이 군사 좀더 왼쪽으로!” 지난 19일 전남 나주의 ‘주몽’ 오픈 세트장 분위기다. 지난 7월 이후 석 달 넘게 시청률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주몽’은 이 곳에서 탄생됐다. 한 쪽 그늘에 앉아 쉬고 있던 40여 명의 병사 엑스트라들이 제작진의 지시에 따라 부산하게 움직인다. 이날 촬영 장면은 졸본부여성 세트장에서 녹화됐다. 엑스트라들은 더운 날씨에도 무거운 갑옷과 창을 들고도 꼿꼿하게 서 있었다. 기자가 찾은 ‘주몽’ 오픈 세트장은 하나의 고대 도시였다. 오픈 세트장은 산 중턱에 세워져 있었다. 오픈 세트장의 입구인 성문을 지나면 왼편에 철기 제작소가 있고 좀더 들어가면 졸본 부여성이 보인다. 길을 따라 계속 나가다 보면 초가집과 기와집들을 지나 동부여궁에 도착하게 된다. 세트장 내의 초가집과 목책 성루는 흠잡을 데 없이 잘 지어졌다. 건물들은 모두 원목과 기와로 지어져 건물의 외양과 마감재는 제법 완성도가 높아보였다. ‘주몽’ 오픈 세트장의 핵심은 바로 동부여궁. ‘ㄷ’자 형태의 성곽으로 둘러싸인 동부여궁은 밑에서 한참 올려봐야 할 정도로 비교적 장엄하게 제작됐다. 동부여궁의 오른편에는 여미을(진희경)이 거주하는 신궁이 위치해 있다. 동부여궁으로 들어가는 성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극중 초반 금와왕(전광렬)이 중국 무사들과 대결을 벌인 나무로 지어진 경기장이 놓여있다. 경기장 앞에는 부여 본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오르내리는 계단은 총 4개. 계단과 계단 사이의 돌에는 화려한 용장식이 새겨져 있다. 계단을 올라 본궁 앞에 서면 논밭과 산, 그리고 ‘주몽’의 야외 전투신 등을 촬영하는 초지가 내려다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의 건물들은 모두 안이 비어있다는 점이다. 오픈 세트장인 만큼 야외 촬영의 배경으로 주로 사용되는 까닭이다. 부여 본궁의 경우에도 건물의 밑층이 모두 비어있다. 이곳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의 한 관계자는 “본궁의 비어 있는 공간에 공연이나 영상 사업 유치를 통해 수익 사업을 할 계획”이라며 “내년 4월까지 나주시와 제3섹터 법인을 세워 본격적으로 수익 사업에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몽 오픈 세트장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 1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지금까지 약 28만 명이 오픈 세트장을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