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인연이 정말 갚은 것 같습니다. 한국인과 결혼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안동시청의 외국인 공무원 오가타 게이코(32ㆍ사진)씨가 지난 16일 경북 안동 웅부공원에서 동갑내기 시청공무원 김모씨와 전통 혼례를 치렀다. ‘안동새댁’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오가타씨는 “주위 분들이 ‘안동새댁’이라며 친근하고 따뜻하게 불러줘 감사하다”며 “앞으로 남편과 함께 안동과 한국문화를 일본에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가타씨를 아내를 맞이한 남편 김씨는 “5년 가까이 지켜보다 안동에 푹 빠진 아내를 보고 너무 좋아 지난해 봄부터 사귀어 왔다”며 “양가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통예식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어서 기쁘다”며 매우 좋아했다. 오가타씨는 일본에서 비교 어문학을 전공한 뒤 한국어 공부가 하고 싶어 지난 2001년 서울로 왔다. 그 해 2월부터 한국외대 일어일문학과에서 두 나라 문화를 함께 공부하던 중 2003년 여름 우연히 안동시 외국인공무원 채용 공고를 보고 호기심 반으로 응시했다가 합격(8급 계약직)하면서 현재까지 안동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공무원 임용후 오가타씨는 도산서원, 하회마을 등 안동 주요관광지에서 일본인 관광안내는 물론 각종 홍보물이나 안내판 제작 때 일본어 번역을 도맡아 처리해 오고 있다. 특히 근무 첫 해부터 5년간은 일본 유력언론인 요미우리신문에 안동 및 한국문화의 매력과 문화행사, 관광정보 등을 정기적으로 기고하면서 일본에 안동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도 안동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중에는 그녀의 신문 기고를 보고 안동을 찾았다며 반가워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지난 13일부터는 국내 모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느낀 한국과 일본 문화의 차이를 소개했고, 앞으로는 매주 수요일마다 고정 출연해 안동문화를 알리게 된다. 이런 공로로 지난 연말에는 김휘동 안동시장으로부터 모범 공무원 표창을 받아 다른 공무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오가타씨는 지난 2003년 9월 안동시청에서 들어온 뒤 6년째 공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앞으로 5년 동안 일할 것을 새롭게 계약했다. 적어도 10년간 안동시청에서 일하게 되는 셈이다. 오가타씨는 “한국 전통이 가장 잘 보존된 안동시 최초의 외국인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일 두 나라의 가교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면서 많은 일본 관광객이 안동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경을 초월한 이날 결혼식에서는 많은 동료 공무원과 관광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동대 풍물패와 안동시청 음악동호회의 축하공연도 함께 마련돼 두 사람의 앞길을 축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