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2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경제가 화끈하게 성장한 덕이라기보다는 원화 강세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4·4분기 경제성장률은 0.3%(전분기 대비)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가 2만8,180달러로 전년보다 7.6%(2,001달러) 증가했다.
1인당 GNI는 지난 2006년 사상 처음으로 2만달러 고지에 오른 후 2009년 금융위기로 1만달러대로 주저앉았으나 2010년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도 지난해 1만5,786달러로 전년보다 7.4%(1,081달러) 늘었다.
수치만 보면 우리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 같지만 증가한 소득의 절반가량은 원화 강세 덕분이었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3.8% 올라 달러로 표시된 1인당 GNI와 PGDI도 좋게 나왔다. 실제 원화로 환산한 1인당 GNI와 PGDI는 각각 3.5%, 3.8% 불어나는 데 그쳤다.
정작 국민소득을 끌어올려야 할 경제성장률은 급락했다. 4·4분기 성장률은 0.3%로 속보치(0.4%)보다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4분기(0.1%) 이후 가장 낮다. 이로써 지난해 경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급락하는 '상저하추'를 되풀이했다. 우리 경제는 2010년부터 3년간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과 세수부족으로 하반기 성장률 급락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