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금융 아트 컬렉션 서울 나들이

예술을 추구하며 문화경영·투자 감각 과시<br>ING, 서울대미술관과 공동으로 '네덜란드 마술적 사실주의'展<br>대표 회화·조각작품 71점 선봬

쿠스 반 쿠오렌의 '아잇제와 피사넬로'

레이몬드 휘스만의 '부엌에서'

슈퍼리치들의 취향을 들여다 보면 돈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유일성과 희소성에 대한 열망과 투자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이 예술을 좇는 것은 개인 부호들뿐 아니라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은 각자의 미술품 컬렉션을 통해 전통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형가치인 창의력을 후원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시대를 초월한 명품을 알아보는 안목과 투자감각까지 함께 과시한다.

스위스의 UBS와 독일의 도이체방크가 대표적이며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국제적인 금융기관 ING도 그 중 하나다. ING의 아트 컬렉션(Art Collection)은 문화선진국인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기업 컬렉션 중 하나로 꼽힌다.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약 40년의 역사를 갖는 ING컬렉션에는 네덜란드 현대미술과 구상미술을 포함해 전 세계 1,300 개 이상의 지역에 걸쳐 2만 점 가량의 작품이 있다. 다양한 지역과 시대의 예술가들을 아우르지만 특히 리얼리즘, 인상주의, 표현주의 사조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수집해 유럽 구상미술의 문화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ING 아트컬렉션의 명품들을 모은 귀한 전시가 국내 에서 열린다. ING뱅크 아트매니지먼트 부서와 서울대미술관 학예실이 공동 기획한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전통에서 현대까지 (Dutch Magic Realism:Past toward Contemporary)'전이 10일 서울대미술관에서 개막된다. 제목에 쓰인 '마술적 사실주의'란 시각적 사실성과 환상적 공간에 대한 탐구가 두드러지는 20세기 유럽 미술사조의 하나로 네덜란드에서 뻗어나가 유럽 미술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에는 1920년대부터 최근까지 대표적인 회화와 조각작품 71점이 선보인다. 모두 ING 아트 컬렉션 소장품들로 마술적 사실주의의 1세대 작가 캐럴 윌링크(Carel Willink), 임 슈마이허(Wim Schuhmacher), 딕 켓(Dick Ket)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초상 ▦정물 ▦풍경 부문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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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이후 유럽에서는 인간의 특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에 따라 초상화가 유행했다. 전시된 초상화들은 궁극적으로 사람들 본연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했다.

한편 경제적 부를 확보한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고상함과 세련미에 대한 취향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정물화에 반영됐다. 전시된 작품들은 전형적인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전통에 반하거나 현실을 낯설게 표현하는 변주가 숨어 있다.

풍경은 14세기 이후 서양미술의 중심 주제가 됐지만 네덜란드에서는 17세기에 이르러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18세기 후반에는 낭만주의 영향으로 개인적 경험과 자연에 대한 찬양을 표현한 풍경이 유행했지만 19세기에는 반대로 자연에 대한 정확한 재현을 추구하는 현실적 풍경화가 제작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과 네덜란드의 외교수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네덜란드 태생의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디자인한 서울대미술관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전시는 4월12일까지.(02)880-9504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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