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주체, 주도주, 모멘텀 없는 ‘3무(無) 장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호재에 둔감하고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보험업종지수는 전날보다 4.20% 폭락한 1만7,511.4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 업종 중 낙폭이 가장 컸다.
보험업종의 이 같은 부진은 교통법규 위반 경력이 없는 운전자에 대해 할인율을 높여주기로 한 데 따른 수익 악화 우려에 삼성화재의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 진출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종목별로는 LIG손해보험이 8.31% 급락한 것을 비롯, 그린손해보험(-7.54%), 삼성화재(-3.19%), 코리안리(-6.36%), 현대해상(-8.38%)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6.43% 급감했던 건설업종 역시 이날도 2.68% 떨어지며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국내 증권사들이 “향후 규제 완화 정책에 더 나올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해 실망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보고서를 쏟아냈지만 시장의 반응을 냉담했다.
반면 통신주들은 그동안 주가 상승 발목을 잡았던 마케팅 비용이 축소될 것이란 기대에 유일하게 ‘고군분투’하는 형국이다. KT가 이날 1,050원(2.55%) 오른 4만2,25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고 KTF(1.32%)도 약세장에서 선전했다. 그러나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올 상반기 내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흐름을 만회하기에는 턱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대외 여건이 좋지 못한 데다가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감도 커지면서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지극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금융신용 경색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경기 우려를 불식시켜줄 경제 지표가 나오지 않는 한 이 같은 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