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격경쟁력 악화 회복 늦어질수도

■ 원화강세 수출 이상당국 "적정주가 800P" 환율하락 용인 태세 최근 국내소비와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경기회복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계속 뒷걸음질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원고-엔저'현상까지 심화되면서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에 가격경쟁력 저하라는 암초가 등장한 것이다. 최근 이 같은 원화강세는 국내경기의 조기 회복 전망과 함께 대규모 외국인 주식매수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27일 금융정책협의회에서 필요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른 나라 통화가 모두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 우리나라 통화만 유독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주가수준을 800포인트로 명시, 앞으로 정부의 정책조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가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주식매수가 계속돼야 한다. 반면 외국인들의 주식매수가 늘어날수록 환율은 계속 떨어져 수출은 더욱 어려진다. 결국 정부는 주가와 환율 모두를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주가에 비중을 더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를 위해 환율하락은 당분간 용인할 수도 있다는 자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 정부입장 정부는 최근 환율 움직임을 '비정상'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의 경기부진이 심화되면서 엔화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추세적으로 인정한다 해도 원화가치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더욱이 이 같은 추세가 최근 미 달러화 대비 전세계적인 통화가치 하락흐름과 어긋나면서 우리 원화가치만 유독 강세를 지속하는 모습을 만들어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금융정책협의회는 바로 이 같은 정부입장을 나타낸다. 금정협은 회의결과 최근의 급격한 환율하락이 '주변국 통화동향'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주변국의 통화가치 하락추세와 비교해 원화강세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더욱이 금정협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칫 시장에 직접 개입해 환율움직임을 통제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강력한 표현을 쓴 것이다. ◆ 원ㆍ엔 환율 급락 요인 원ㆍ엔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본 경제의 침체 지속과 우리 경제의 조기회복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경향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일본이 엔화가치 하락을 통해 경제위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주식매수대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은 피치IBCA가 26일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내린데 이어 다른 기관들도 뒤따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더 이상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는 일본 중앙은행이 외화채권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엔화는 추가 하락하고 있다. 반면 원ㆍ달러 환율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대규모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에 힘입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원화가치 급상승). ◆ 수출 영향 일본상품과 경합하고 있는 업종의 경우 엔화약세는 경쟁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국내상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국시장에서 자동차 등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시장에서 달러화 표시 일본산 자동차의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과 경합하는 정도가 높은 자동차, 전기, 전자, 선박, 유화 등은 엔화약세가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들 업종은 정보통신산업(IT)의 침체로 추락하고 있는 우리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 업종이다. 따라서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이들 주력 수출업종의 가격경쟁력에 타격을 받으면 우리 경제의 내년 조기회복전망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더욱이 최근 추세는 원화는 절상되면서 반대로 엔화는 약세를 보여 원ㆍ엔환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따라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원ㆍ달러환율 뿐 아니라 원ㆍ엔 환율이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권구찬기자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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