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9일] 디지털 세상에서 사는 법

요즘 우리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0’과 ‘1’로 구성돼 있다. 세상만사 복잡한 모든 것들이 0과 1의 묶음으로 표현되니 너무나 간단하고 다루기에도 단순하다. 이렇게 되니 여러 작업이 편리해지고 컴퓨터로 처리하기도 쉬워져 오늘날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업무의 효율성도 향상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세상 같다는 느낌도 든다. 디지털에 대비되는 것이 아날로그다. 아날로그 세상에서는 0과 1 사이에 무수한 숫자가 존재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디지털은 모래알 같고 아날로그는 진흙 같다고나 할까. 디지털 세상에서는 남녀 사이의 사랑도 디지털화돼가는 느낌이다. ‘예스’와 ‘노’가 너무 분명해 모래알 같은 사랑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끈끈하고 찐득한 진흙 같은 아날로그식 사랑에 요즘 젊은 세대는 기절초풍한다. 날씨도 디지털화됐는지 요즘 우리나라 날씨는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뿐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따뜻한 봄을 느낄 틈을 주지 않고 곧 무더운 여름이 성큼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 상쾌한 가을을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추운 겨울로 변해버린다. 경제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디지털경제’라는 용어는 이제 낯설지 않고 귀에 거슬리지도 않는다. 경제에서 디지털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디지털 기술이 새로운 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발전해 인류의 역사를 정보화시대로 바꾼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복잡 다양한 경제 분야가 디지털화로 단순화 되고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하며 서로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된다. 디지털 경제는 경쟁력과 효율성 측면에서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그런데 디지털 경제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양극화의 확대가 아닐까. 0과 1 사이에 다른 숫자의 존재를 거부하는 디지털 세상은 사업이 잘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빈국과 부국 등의 명암을 더욱 뚜렷하게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경제 선진국의 경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각종 통계치를 보면 빈부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70~1980년대에는 볼 수 없던 노숙자가 요즘 공원과 길거리에 늘어나고 있음을 볼 때 디지털 세상이 두렵다는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세상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줌과 동시에 인류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동시에 부과하고 있다.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위해 우리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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