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4일 발표한 신년 연설에 대해 사뭇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올 한해 대한민국 미래와 희망의 역사를 열어가자는 진심과 따뜻함이 묻어난 호소였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민생과 대북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 정책 비전이 없는 말 잔치에 그쳤다"며 혹평을 퍼부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 신년연설 직후 발표한 논평을 통해 "호랑이와 같은 기상과 패기로 2010년을 힘차게 달리자는 비전 제시이고 대한민국을 앞으로 전진하게 하겠다는 각오와 실천의지를 담은 신년의 화두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3대 국정기조와 글로벌 외교에 대한 실천의지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선사했다"면서 "한나라당도 매달 정기적인 자원봉사의 날을 정해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 듣고 외롭고 어려운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일찍 신년연설을 했다"며 "혹시 무언가 특별한 얘기가 담겨 있나 했더니 오히려 상당히 준비가 안 된 연설을 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생활을 나아지게 하겠다는 계획은 전혀 발견할 수 없고 일자리 창출, 사교육비 절감 등 민생대책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며 "그동안 해오던 정책을 나열한 것 말고는 새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한 내용은 실망"이라며 "한반도 문제에서 당사자 지위를 확보하고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구체성도 없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은 말들의 나열일 뿐 가장 중요한 국치 100년에 대한 반성과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일방독주와 불통의 기운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또한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성장률과 4대강 사업 등 외형적인 성장에만 집착해 국민의 삶과 복지,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는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