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M&A로 몸집 불린 포털·게임… 해외시장 선제 공격

네이버, 대만 기업 고고룩 인수 라인-후스콜 연계 중화권 공략

웹툰업체 타파스미디어와 제휴 다음, 북미콘텐츠시장 본격 진출

게임업계도 인수합병 마무리 신작 출시 글로벌 주도권 다툼


국내 포털·게임업계가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단행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안방 공세에 맞서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조기에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초 전화번호를 식별해 스팸전화를 걸러주는 '라인 후스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연동되는 이 서비스는 대만의 모바일 개발사 고고룩이 선보인 '후스콜'을 개편한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자회사 캠프모바일을 통해 186억원에 고고룩을 인수했다.


2012년 7월 설립된 고고룩은 전화번호 발신자 식별 서비스와 스팸 차단 서비스 등이 주력 분야다. 고고록의 후스콜은 홍콩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에서 인기를 모으며 누적 다운로드 600만건를 돌파했고 그간 수집된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 6억개를 넘어섰다. 네이버는 후스콜을 라인과 연계해 중화권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 말 글로벌 웹툰 전문업체 타파스미디어에 지분을 투자한 뒤 최근에는 전략적 제휴까지 체결했다. 타파스미디어는 토종 블로그 서비스 테터툴스를 공동 창업한 김창원 대표가 미국 현지에 설립한 업체로 웹툰 전문포털 '타파스틱'을 운영하고 있다.


타파스틱은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상한 웹툰을 북미에 선보여 현재 1,200명의 작가와 2만4,000편의 웹툰을 확보했다. 출판만화가 주도해온 미국 만화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최근에는 미국 만화 전문 사이트에서 출판만화의 원조인 디시코믹스를 앞지르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다음은 타파스미디어를 발판으로 북미 콘텐츠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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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도 속속 해외업체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2년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 글룹스를 5,200억원에 인수한 넥슨은 지난해 2월 미국 현지 개발사인 로보토키를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어 7월에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전문업체인 시크릿뉴코와 게임 플랫폼 전문업체 럼블엔터테인먼트에 잇따라 지분을 투자하며 북미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의 신생 게임사 몰튼게임즈에 67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28%를 확보했다. 몰튼게임즈는 한정원 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가 설립한 온라인 게임 전문업체로 내년에 첫 작품인 '블런더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게임업체에서 실력을 닦은 개발자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어 벌써부터 게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해외 게임업체 인수를 마무리한 중견 게임업체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시너지 창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자회사 CJ게임즈를 통해 터키 1위 온라인 게임 유통업체 조이게임을 160억원에 인수한 CJ E&M 넷마블은 유럽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글로벌 게임업체 갈라그룹의 북미·유럽 담당 자회사 갈라넷을 191억원에 인수한 웹젠도 올해는 신작 게임을 잇따라 선보이고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와이디온라인도 자회사인 일본 중견 게임업체 아라리오를 앞세워 일본시장에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대거 선보인다는 각오다.

국내 포털·게임업계가 해외업체 인수전에 나서는 것은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글로벌 기업의 안방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해외 진출이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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