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은행, 순익 증가 지속될지는 불투명

2분기 순익 1분기보다 7배 늘었지만…<br>NIM 하락·대손충당금 부담등 복병 도사려


은행들의 2ㆍ4분기 순익이 급증했지만 순이자마진(NIM) 하락 및 대손충당금 부담가중 등으로 순익 개선이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특히 대기업그룹 구조조정에 이어 금융당국이 중견ㆍ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외환ㆍ하나ㆍ기업ㆍ부산ㆍ대구ㆍ전북은행 등 9개 시중은행들의 2ㆍ4분기 당기순익은 1조원을 상회해 1ㆍ4분기(1,450억원)에 비해 일곱 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대손충당금 부담도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순익증가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ㆍ4분기 순익 급증=외환은행은 2ㆍ4분기에 2,200억원의 순익을 달성, 1ㆍ4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보유주식을 매각해 1,5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지난 1ㆍ4분기 478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기업은행은 2ㆍ4분기에 2,100억원의 순익이 예상된다. 대출은 4% 증가한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절반가량 감소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통화옵션파생상품인 키코(KIKO)사태로 대규모 평가손실에 시달렸던 하나은행도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2ㆍ4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1ㆍ4분기에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원화 약세가 수그러지면서 태산엘시디 관련 충당금이 1,300억원가량 환입됐고 현대건설주식매각 이익도 발생했다. 하나은행은 2ㆍ4분기에 1,500억원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도 1ㆍ4분기(737억원)보다 100% 늘어난 2ㆍ4분기 순익이 기대되며 우리은행은 1ㆍ4분기(1,675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산은행이 620억원, 대구은행이 550억원, 전북은행이 150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3개 지방은행의 2ㆍ4분기 순익도 1ㆍ4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추세전환은 불투명=이처럼 시중은행들의 2ㆍ4분기 순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대건설 보유지분 매각 및 대손충당금 적립액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어서 순익개선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실제 은행들의 NIM은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떨어지는 등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NIM은 1ㆍ4분기 1.60%에서 2ㆍ4분기 1.40%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은행의 NIM은 1ㆍ4분기 1.99%에서 1.75%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은행은 2.70%에서 2.23%로 하락한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의 NIM은 각각 2.16%, 2.33%로 1ㆍ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여신 규모 50억~500억원 기업 861개사를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했는데 시중은행들은 CㆍD등급 여신에 대해 모두 2,8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또 금감원은 여신 규모 50억원 미만 기업에 대해서도 신용위험평가에 나서기로 해 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안정과 현대건설 보유지분 매각 등으로 2ㆍ4분기 순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NIM 하락과 대손충당금 부담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은행들의 순익구조가 개선됐다고 단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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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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