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소득층은 빚내서 살고 자영업자는 소득 절반만 신고

근로자-자영업·저소득-고소득자 양극화 심화



단순노무직 종사자 등 소득하위 40% 계층은 자산을 처분하거나 친지들로부터 빚을 져가며 생활해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의사ㆍ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자영업자 등은 실제 소득의 절반 가량을 과세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다. 16, 17일 한국경제학회를 주축으로 국내 40여개 경제학회가 참가할 ‘2005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의 연구보고서들에 따르면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 ▦저소득 단순노무자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 업종 및 계층간 양극화 현상이 더 심각해진 것으로 진단됐다. 우선 소득분배에 대한 불평등 정도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남상호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사회경제연구실장과 임병인 안동대학교 교수는 ‘소득ㆍ소비 분배구조 추이와 양극화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즉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도시근로자가구 기준)가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0.284~0.291로 양호했으나 지난 98년 0.316으로 급증한 후 고착됐다는 것. 지출에서도 교육ㆍ교양오락ㆍ피복신발 등은 소득 하위계층 40%가 쓰는 돈이 상위 20%가 쓰는 돈의 각각 72%, 65%, 73%에 그쳤다. 남 실장 등은 “ 분석 결과 소득하위 40% 계층은 소득보다 오히려 지출이 많았다”며 “결국 자산을 처분하거나 미래소득을 담보하거나 혹은 친지들로부터 빚을 지며 지출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근로자보다 월등히 높은 소득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진 자영업자 가구는 벌어들인 돈의 절반만 과세당국에 신고하면서 소득 및 세금탈루를 일삼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현숙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구의 소득과 주택자산 분포 분석’ 논문을 통해 자영업자 가구의 총소득(2003년 기준, 근로ㆍ사업ㆍ재산ㆍ이전소득 등)은 연간 3,010만원이지만 소비지출 등을 감안한 추정소득(실제소득)은 3,68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가구의 실제소득이 통계청 조사보다 22%나 많다는 의미다. 자영업자는 또 내야 할 세금의 42%만 납부해온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위원은 2003년 자영업자 가구주의 추정소득 등을 기초로 한 1인당 결정세액은 356만7,500원에 이르지만 실제 결정세액은 148만8,000원이었다고 밝혔다. 차액은 사실상 탈루한 세금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 같은 수치를 토대로 김 연구위원은 “실제로 자영업자가 국세청에 신고하는 소득은 추정소득의 54.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세금은 적게 내는 와중에서도 전문직 종사자 등의 소득은 더 높아졌다. 류재우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의사인력은 과잉 공급인가’라는 논문을 통해 의사들의 소득은 임금근로자(농업종사자, 월 근로시간 140시간 미만 근로자 등 제외)들에 비해 94년 1.3배였지만 2003년에는 2.2배까지 높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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