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빼돌린 뒤 경영권을 양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는 빈털터리가 되고 주가는 급락해 애꿎은 투자자만 손해를 보지만 정작 이들의 경영권 양도는 개인간의 거래로 취급돼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월드조인트는 지난 22일 최대주주인 브릿지캐피탈의 대표이사가 자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26일 장 마감 후에는 최대주주가 보유지분 1,000만주(17.88%) 및 경영권을 현 주가보다 4.5배 가량 높은 1,100원에 김모 씨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횡령 혐의 소식으로 약세를 이어오던 월드조인트는 27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40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10일에는 12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은 HS창업투자 최대주주 여상민 씨가 같은 달 25일 보유주식 1,845만1,584주를 대정홀딩스에 장외거래를 통해 매각했다. 넥사이언도 지난 7월28일 당시 대표이사가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한 뒤 8월11일 최대주주 지분 500만주 및 경영권을 푸른정보기술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최대주주가 회사 자금을 횡령한 뒤 경영권을 넘기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횡령 사실이 밝혀질 것에 대비해 보유 지분을 가압류 하는 등의 처리는 피해자인 회사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 감독당국이 나설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회사 관계자도 “경영권 양도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횡령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의 재산권 처분에 대해 회사가 뭐라 말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 HS창투는 지난 8월 여상민 씨의 횡령 혐의에 대해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힌 뒤 이후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