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파업


"신문을 보니 연봉이 7,000만원을 넘는다고 하던데 그렇게 돈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요즘 같은 시기에 왜 파업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24일 파업 7일째를 맞은 유성기업을 가기 위해 천안 아산역에서 탄 택시 안에서 기자가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기사 황만성(61)씨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천안과 아산 지역에서만 40년째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는 황씨는 아산 테크노벨리 내 위치한 유성기업 본사로 가는 한 시간 내내 유성기업 노조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물론 파업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이다. 문제는 유성기업이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5개사에 70%이상의 피스톤링을 공급하는 잘나가는 기업이지만 지난해 48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노동자들의 고액연봉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노조와 사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이정훈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ㆍ아산지회 대외협력담당자는 "평균 연봉이 7,000만원을 넘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7,000만원을 받으려면 최소 25년 이상은 근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사측의 이기봉 전무(아산공장 공장장)는 "일부 노동자는 관리직인 우리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다"며 "노동자들의 고임금이 기업에 부담이 돼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주간 2교대를 요구하면서 이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임금협상에 반영하자는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에 대한 양측 주장은 엇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회사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노조원들의 요구사항만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파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업 형식이 아니라 국민들과 회사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요구를 해야 하는 것이다. 회사가 만성적자인데도 불구하고 고액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더 많은 것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결코 정당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특히 특정집단의 권리 행사가 잘나가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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