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中서 배운다] 기업할맛 나는 '푸둥신구'
中지도부 개발의지 힘입어 허허벌판서 '세계허브' 로저임·무분규·세제혜택등 앞세워 외자유치 활발매립공사도 못끝내고 시간만 허비 송도와 대조적
상하이=오현환 기자 hhoh@sed.co.kr
'하늘나라의 여의주가 상하이 푸둥으로 내려오고 있다.'
10여년 전 논밭에 불과하던 푸둥이 휘황찬란한 빌딩과 세계적인 공원이 우거진 숲으로, 금융ㆍ무역ㆍ현대 물류의 도시로 상전벽해했다. 지난 93년 허허벌판에다 5년간 대지를 조성하고 98년부터 건립을 시작한 지 불과 7년 만에 중국의 허브, 동북아의 허브, 세계의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강남처럼 개발된 황푸(黃浦)강의 남동쪽에 위치한 푸둥지구는 1억6,000만평(533㎢)으로 서울시 전체 크기(605㎢)에 육박한다. 크게 중심부의 류자추이(陸家嘴, 28㎢) 금융무역구, 장(長)강 과기원구, 장강변에 위치한 와이가오차오(外高橋, 10㎢) 보세구역, 그 배후지역에 위치한 진차오(金橋, 20㎢) 수출가공구 등 4구역을 핵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2004년 말 현재 311개 외국금융기관이 투자, 아시아본부를 두고 있고 외자은행 자산총액이 벌써 200억달러를 추월했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동북아 허브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중심인 송도가 아직 매립공사도 끝내지 못한 채 곳곳에서 걸림돌에 부딪혀 좌절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직할시 푸둥지구는 우리나라에 비해 10분의1이라는 저임, 무분규, 거의 공짜 수준의 토지가격, 법인세 등 다양한 세제혜택 등 우리와 비교가 안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푸둥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특구 개발에 대한 강력한 리더십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앙정부와 상하이시가 푸둥 개발을 위해 일반행정뿐만 아니라 중앙의 권한까지 대폭 위임해 개발의 속도를 낼 수 있게 한 것이다.
세미나에 참여한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중국이 한국을 벤치마킹해 놀라운 변화를 일구고 있지만 우리는 과거가 모두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고 있지 않는지 진짜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가 시간을 놓치지 않고 해야 할 뭔가를 찾아내고 정치적 리더십을 확고히 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푸둥신구가 최고수준의 업무환경ㆍ생활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한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푸둥신구의 한 관계자는 "사무실 안은 사장이 할 일이지만 건물 밖의 일은 시 정부가 해야 할 역할로 목표를 설정하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황푸 강변의 가장 비싼 땅을 정부가 투자해 휴식공간으로 제공했으며 1.3㎢에 달하는 공원(세기공원)을 건설하고 의료시장은 100% 개방했으며 영국ㆍ미국 등 내로라하는 사립학교를 유치해 외국인이 다닐 수 있는 국제학교를 10여개나 만든 것이다. 이 같은 도시 인프라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하이시가 마련한 기금과 외자유치, 내국기업 등이 각각 3분의1씩 맡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9/05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