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약만이 살길이다] (하)구조조정 적극 나서야

[신약만이 살길이다] (하)구조조정 적극 나서야 최근 유한양행, 종근당 등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약관련 기술수출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의 투자수익률은 은행이자율 8%에도 훨씬 못미치는 2~3%에 불과하다. 연구개발투자도 매출액의 3~7%에 그쳐 15~20%에 육박하는 다국적 제약업체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유통구조도 난맥상을 보여 선진국의 의약품 물류비가 3~4%에 불과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9.51%로 매우 높은 실정이다. 복제품 위주의 생산구조로 인해 디클로페낙나트륨의 경우 66개 업체가 난립하는 등 업체간 과당경쟁도 극심하다. 지난해 국내 610개 제약업체의 총생산액은 7조5,000억원. 이는 10조원에 이르는 상위 다국적 제약업체 1곳의 매출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약개발 인프라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상위업체들도 수백억~수천억원이 드는 임상시험비용을 직접 조달하거나, 세계 시장을 상대로 마케팅할 능력이 없어 신약 원료물질을 개발한 뒤 외국업체에 기술수출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임상시험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중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신약개발을 향한 국내 제약업체들의 갈 길이 멀고도 험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업체들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려면 기업 인수ㆍ합병과 품목거래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물적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두채 의약산업단장은 "특히 중소 제약업체의 경우 비교우위품목을 선정해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 품목은 다른 업체에 넘기는 기업간 품목거래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위업체들도 연구인력과 장비를 제각각 투자해 연구역량을 분산시킬 것이 아니라 연구전담 법인을 공동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병현 박사는 "바이오 벤처기업과 제약업체간의 전략적 제휴나 협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한미약품의 동신제약 인수와 같은 기업간, 품목간 거래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제약업체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략적 제휴나 기업합병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경영개선 의지가 희박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같은 상황은 중소업체일수록 심하다"고 말했다. 반면 선진국 제약업계에선 아스트라와 제네카, 화이자와 워너램버트, 그락소와 스미스클라인비참 등 굵직한 상위업체들간의 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을 조달하기 쉽고, 비교우위가 있는 제품군이나 시장을 묶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박사는 "의약분업과 실거래가 상환제 실시로 국내 의약품 유통이 가격경쟁 위주에서 품질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어 제약산업의 구조조정이 점차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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