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와 경제계 등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창업시장과 프랜차이즈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주부뿐 아니라 젊은층 여성들의 창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경제는 여성 특유의 감성과 강인함을 무기로 창업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여성 CEO들의 삶과 경영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1년만에 만난 ㈜스티븐스코리아 최미경 대표(49ㆍ사진)는 확실히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는 기자에게 “1년전 보다 표정이 밝아보이죠.”라며 “최근 들어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스티븐스코리아가 운영하는 ‘뉴욕핫도그&커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점포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30여개에 불과하던 점포수가 최근 120여개로 늘어났다. 올해 80호점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200호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조만간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영국에도 점포가 생긴다. 사업을 시작한지 5년만에 거둔 성과치고는 놀랍다. 그러나 그는 “아직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며 “성공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아들의 이름으로’ = 최 대표는 지난 2002년 ‘뉴욕핫도그&커피’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회사 이름을 스티븐스코리아로 지었다. 그는 2녀1남을 두고 있다. 스티븐은 아들(16)의 이름이다. 최 대표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뉴욕핫도그 매장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노(No) 트랜스지방’이라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뉴욕핫도그는 핫도그를 오븐에 굽지 않고 스팀기를 이용해 쪄내기 때문에 기름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핫도그에 올리는 토핑 재료도 전부 웰빙식이다. 최근 개발한 소고기 핫도그도 고기를 가마솥에서 쪄서 기름기를 제거한 제품이다. 최 대표는 “핫도그의 주 고객층은 초등학생부터 중고생, 대학생 등인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팔 수는 없다”며 “모든 메뉴는 철저히 건강을 고려해서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핫도그는 고추장을 이용한 레드 핫도그, 갈비를 활용한 소고기 핫도그 등 철저히 한국적인 핫도그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 제품은 미국 뉴욕에 있는 매장에 역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 최 대표의 생활신조는 ‘우리는 할 수 있다(We can do it)’다. 그녀가 2002년 11월 강남구 대치동에 핫도그 매장을 냈을 때만도 국내 시장에서 핫도그는 ‘싸구려 음식’에 불과했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1,000원이면 사먹을 수 있었다. 변변한 브랜드조차 없었다. 모두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그는 핫도그 하나를 2,000~2,500원에 팔았다. 최 대표는 “핫도그는 피자, 햄버거와 함께 3대 패스트푸드 중 하나”라면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싸구려 음식으로 취급 받는데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그는 ‘던킨 도너츠’를 모델로 삼았다. 던킨도너츠 제품은 너무 당도가 높아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한국적인 마케팅을 통해 큰 성과를 내고 있었다. 맛과 품질뿐 아니라 마케팅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하는 최 대표는 ‘핫도그 먹기대회’를 해마다 개최하고, 캐릭터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뉴욕핫도그는 외부 전문가가 개발한 곰 캐릭터 ‘비케드(Biked)’를 공식 마스코트로 영입, 이벤트 등에 활용하고 있다. 비케드는 매달 월급을 받는다. 이 밖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직접 카드를 작성해 응모하면 매달 3명을 추점, 5개 핫도그로 구성된 명품 세트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대표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판다는 자부심을 직원들에게 세뇌시키고 있다”며 “핫도그에 대한 열정만큼은 우리 직원들이 최고”라고 말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 스티븐스코리아는 미국 뉴욕에도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대표는 가족이 있는 뉴욕과 서울을 매달 번갈아가며 오갔다. 최근 들어 국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늘었다. 뉴욕핫도그&커피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해외에서 러브콜이 먼저 왔다. 베트남, 필리핀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물론 중국, 미국, 영국 등지서도 라이선스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상반기 중으로 베트남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베트남은 현재 축구열기가 폭발적”이라면서 “베트남 파트너가 운동장 주변에서 핫도그 매장을 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국내에 1,000개의 뉴욕핫도그&커피 매장을 내고 싶어한다.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점포가 생길지는 그녀 자신도 알 수 없다. 그는 “점포를 많이 내는 것이 사업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핫도그 왕국’을 꿈꾸는 최대표의 목표는 “핫도그 다운 핫도그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파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