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담배 규제와 금연 운동에 새장이 열렸다.
국제 보건 관련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담배 규제 범위 조약`이 1일 세계보건기구(WHO)회의에서 승인됐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세계 연 490만 명에 이르는 등 담배로 인한 피해가 위기 상황에 이르렀다는 WHO의 판단에 따라 담배 광고의 원칙적 금지 등의 강력한 규제들이 포함됐다. 5월에 열리는 WHO 총회에서 정식 채택되면 90일 이후부터 공중 위생분야의 첫 국제조약으로서의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번 조약은 담배의 광고를 원칙적으로 규제하고 담배 겉 포장지의 30% 이상 (가능하면 50%)을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경고 표시에 할당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이때 담배의 해악을 알리는 사진도 함께 넣어야 한다는 권고도 포함됐다.
`마일드`나 `라이트`, `저 타르` 등 해당 제품이 상대적으로 덜 유해하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문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일드 세븐`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일본의 강력한 반발 등을 고려, `국내법에 따른다`는 조항이 붙게 돼 실질적으로 `금지`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
조약은 또 담배에 대한 과세와 관련, 중과세와 고가 정책이 담배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며 이 같은 정책을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담배를 면세품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도 덧붙여졌다.
한편 미국은 일부 조항을 유보할 권리를 인정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5월 WHO 총회까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독일과 중국 역시 광고의 금지 규제 조항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의 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높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