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경기 비관론' 확산

3분기 노동생산성 9년반來 최저… 실물경기 악화…<br>IMF, 내년 성장률 2.6%로 낮춰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정적 경제지표들이 쏟아지면서 경기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이날 3ㆍ4분기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공개했다. 이는 2ㆍ4분기 2.4%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지난 97년 1ㆍ4분기(1.1%) 이후 9년반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90년대 이후 미국 경제의 호황은 2.5~3.0%의 높은 생산성 증가를 통해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함으로써 가능했다. 그러나 1%대로 추락한 생산성으로는 경기부진을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마크 빈터 와코비아증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생산성 달성을 가능하게 했던 90년대식 IT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경제지표는 이것만이 아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통계에서 실업수당을 처음 청구한 미국인이 지난주에 전주 대비 1만8,000명 늘어난 32만7,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7월 초 이후 최대규모다. 실물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10월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쳐 2000년 12월 이후 가장 저조했다고 밝힌 데 이어 11월 매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마트의 매출이 전년과 유사하거나 줄어든 것은 79년 실적 발표를 시작한 이래 겨우 2번뿐이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공개한 연례 경제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택시장 둔화가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면서 “내년 미국의 예상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2.9%에서 2.6%로 낮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 카드를 내놓지 못하는 것도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RB가 성장 둔화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현 통계가 산업의 발전과 변화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세기 미 경제를 이끄는 동력은 ‘서비스’와 ‘아이디어’인데 이는 정의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워 생산성이 하락한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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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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