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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준 이청용… 스위스에 통쾌한 복수

홍명보호 2대1로 짜릿한 역전<br>7년 전 독일월드컵 패배 설욕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7년 전 독일월드컵에서 스위스에 당한 0대2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2대1로 이겼다.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한국은 56위)의 강팀이다. 월드컵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7승3무로 조 1위에 오를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특히 10경기 동안 17골을 넣고 실점은 6골로 막은 '짠물' 수비를 상대로 2골이나 뽑아내며 내년 브라질월드컵 8강 기대를 높였다. 이날로 스위스와의 역대 전적은 1승1패가 됐다. 또 이번 승리는 지난 7월 홍명보호 출항 이후 유럽팀을 상대로 한 첫 번째 승리라 더욱 뜻 깊었다.


스위스 격파의 해결사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주장으로 선임된 대표팀 '에이스' 이청용(볼턴)이었다.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뛰는 이청용은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1대1 동점이던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는 이근호(상주)가 왼쪽에서 짧은 크로스를 올리자 수비수와의 공중볼 경쟁을 이겨내며 헤딩으로 그물을 출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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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불안했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울산)이 미드필더 장현수(도쿄)에게 내준다는 패스가 상대 파이팀 카자미(풀럼)에게 연결됐고 카자미는 단독 드리블 뒤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마무리했다. 일찍 '한 방'을 맞은 한국은 후반부터 부쩍 힘을 냈다. 후반 13분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기성용(선덜랜드)의 코너킥을 통쾌한 헤딩 골로 연결했다. A매치 21경기 만에 터진 데뷔골. 기세가 오른 한국은 끊임없이 스위스를 몰아붙이더니 후반 막판 이청용이 머리로 역전골을 완성했다. 이청용의 A매치 득점은 우루과이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이후 무려 3년5개월 만이다.

해결사는 이청용이었지만 김신욱(울산)의 활약도 돋보였다. 7월 동아시안컵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김신욱은 원톱 자리에서 82분간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역전승에 다리를 놓았다. 196㎝의 그는 머리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앙과 좌우를 부지런히 오가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골은 없었지만 홍명보호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돼온 쓸 만한 원톱 부재에 김신욱이 해답으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홍 감독도 경기 이후 "김신욱의 활용과 볼 전개 상황 등이 준비한 대로 맞아떨어졌다"며 만족해했다. 홍 감독은 "김신욱은 헤딩도 좋지만 기술도 우수하다. 헤딩보다 발로 연결하는 것을 준비했는데 잘 이뤄졌다"며 "먼저 실점하고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승리를 거머쥔 선수들이 고맙다. 우리의 리듬을 찾았다"고 말했다. 스위스를 상대로 자신감을 키운 대표팀은 16일 출국해 19일 오후11시(한국시각) 러시아와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한편 3만6,000여 관중이 찾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이영표의 은퇴식도 열렸다. 12년간 대표팀의 든든한 왼쪽 수비수 구실을 해온 이영표는 관중석에서 날아든 2만여개 종이 비행기의 물결에 손을 흔들어 감사를 표시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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