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자본주의 위기 근원은 내적모순

■ 맑스를 읽다

로베르트 쿠르츠 지음, 창비 펴냄


지난 1990년대 구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가 몰락했을 때 서구의 맑스주의자들은 자포자기했다. 이제는 아무 쓸모도 없게된 맑스주의 사상을 버리고 자유로운 가격 형성, 경영학적 합리성, 경쟁 같은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유토피아의 종말"이라고도 읊조렸다. 마치 맑스가 유토피아주의자였던 것처럼 말이다.

민주주의의 위기, 정치 혐오, 세계화에 반대하는 최근의 사회운동 등은 맑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촉발하고 있다. 다만 내용적으로는 소부르주아적인 신자본주의 비판에 그친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규제되고 '문명화된'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식이다.


'맑스를 읽다'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현재 자본주의의 위기는 그것을 잘못 운영한 개인들의 책임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생산양식의 내적모순이 끊임없는 위기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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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정교한 설명을 내놓은 것은 맑스다. 200여년의 자본주의 역사에서 아직까지 그를 능가하는 학자가 나오지 못한 것도 유감이다. 문제는 맑스의 사상이 처음 나올 때부터 심하게 왜곡된 채 대중에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앞서서 유토피아 운운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시 한번 맑스 그 자체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이를 위해 맑스의 핵심 텍스트를 쉽게 풀어썼다. 이 책에 담긴 것은 '자본론'을 비롯해 '경제학 철학 초고' '경제학 비판 요강' '잉여가치론' '자유무역의 문제에 관한 연설' '사회적 빈곤과 자유무역-임박한 무역위기' '헤겔 국법론 비판' '독일 이데올로기' '공산당 선언' '고타강령 비판' '유대인 문제' 등 20여권을 망라한다.

저자인 로베르츠 쿠르츠는 독일 공산주의 노동자동맹(KABD)에서 활동하기도 한 좌파성향의 언론인이다. 2만5,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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