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주ㆍ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TV용 셋톱박스를 공급해 상반기에만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톱박스 업체 홈캐스트의 이보선(45ㆍ사진) 대표는 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1,500억원, 100억원으로 잡았는데 1분기에만 438억원, 61억원을 올려 초과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홈캐스트가 올해 매출액 1,540억원에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2009~2012년 주요 선진국의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서 셋톱박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해 3분기부터 미국 중소형 케이블 방송사에 진입하면서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캐스트는 국내 유일한 미주 케이블 셋톱박스 시장 진출 업체다. 그는 "셋톱박스 시장이 2009년 106억 달러에서 2014년 145억 달러 규모로 매년 12~14% 가량 성장하고 있어 셋톱박스 업체들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홈캐스트는 지난 2009년 매출액 1,657억원에 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수출비중이 98%에 이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락하고 경기침체까지 겹친 때문이다. 그러나 저수익 모델과 저마진 지역 판매비중을 줄이고 지난해 3분기부터 미주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수출하는 등 고마진 시장인 미국ㆍ유럽을 본격 공략한 덕에 지난해 매출이 1,297억원으로 22% 줄었지만 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홈캐스트의 올해 전체 매출에서 미주ㆍ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5%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마진율이 낮지만 2009년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던 아시아 지역의 비중은 올 1분기 28%로, 중동ㆍ북아프리카 지역은 같은 기간 23%에서 17%로 축소됐다. 제품 가격대별 매출비중도 미주ㆍ유럽지역에 주로 납품하는 고가(High-End) 제품은 2009년 7%에서 지난해 18%, 올 1분기 37%로 커졌다. 녹화 기능이 있는 고화질 셋톱박스(HD PVR)와 IP하이브리드 셋톱박스(HD+IP+PVR) 등이 그 예다. 반면 인도 등 아시아에 수출하는 중가(Middle-End) 제품은 2009년 70%에서 올 1분기 47%로, 중동ㆍ아프리카 등에 수출하는 저가(Low-End) 제품군은 같은 기간 23%에서 16%로 낮아졌다. 이 대표는 "내부 구조조정과 매출구조 개선, 신규 미주ㆍ유럽시장 확대로 흑자전환에 성공해 올해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IP하이브리드 및 스마트TV형 셋톱박스를 하반기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캐스트는 미주 지역에서 스마트TV형 셋톱박스 공급에 앞서 최종 테스트를 앞두고 있고, 유럽 시장에 하이브리드 제품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주 시장은 2013년까지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향후 IP하이브리드 및 스마트TV 셋톱박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유럽 역시 IP하이브리드 셋톱박스 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상파의 경우 지난해 11월 진입했으며, 위성 시장도 올 3~4분기에 진입할 예정이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도 홈캐스트의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올 1분기 총자산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경기도 여주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로 63억원 가량의 공정가치가액을 반영할 수 있게 됐다. 매출채권의 빠른 회전,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등으로 지난해 71%였던 부채비율이 올 1분기 61%로 떨어졌으며 연말에는 44%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유보율은 지난해말 640%에서 올 1분기 845%로 크게 높아졌다. 이 대표는 "과거 셋톱박스 분야는 높은 실적 변동성과 낮은 성장성에 발목이 잡혔지만 최근 방송환경 진화와 더불어 시장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안정적 성장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홈캐스트는 2009년말 인수한 LED 조명업체 룩센터(지분율 70.5%)와 공조, 셋톱박스의 주된 고객인 방송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조명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