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9월 17일] 공화당 발목 잡을 티파티(Tea Party) 승리

미국 민주당은 14일 열린 델라웨어주 공화당 상원의원 예비경선 결과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티 파티(Tea Party)가 지지하고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주지사가 지원한 크리스틴 오도넬(41) 후보가 공화당 주류층의 지원을 받은 30년 관록의 마이클 캐슬(71) 하원의원을 누르고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경선 전만 해도 캐슬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공화당 주류는 오도넬을 두고 혀를 끌끌 차고 있다. 그는 수년간 빚더미에 앉아 미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고 심지어 동료 공화당원에게 고소까지 당했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도 캐슬에 노골적인 네거티브 공세로 일관했다. 그래서 주류 공화당원들은 그를 멀리했다. 그의 성(性) 인식은 유타주나 미시시피주만큼 완고하다. 그러나 델라웨어는 불행히도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36년간 상원의원직을 유지한 민주당의 텃밭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가 추락하면서 델라웨어의 공화당 상원의원 배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오도넬 후보 지명으로 공화당원들은 이제 승리가 물 건너갔다며 자포자기 하고 있다. 공화당이 오는 11월 선거에서 다시 부상하려면 하원뿐 아니라 상원에서도 선전해야 한다. 그러나 네바다주에서도 티 파티 지지 후보자 샤론 앵글이 공화당 상원 경선에서 승리를 거둬 승리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그나마 앵글은 오도넬보다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델라웨어는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47) 후보가 오도넬을 가볍게 따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오도넬 후보 지명으로 풀뿌리 공화당원들이 공화당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오도넬을 지켜보던 미디어들이 그의 사생활과 공약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를 공화당의 새 얼굴이라고 치켜세울 것이다. 이는 온건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과 무당파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자 적어도 그들을 투표하지 않게 만드는 술책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페일린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많은 공화당원들은 그가 오도넬을 지원한 것에 대해 격분하고 있다. 이번 오도넬 후보 지명이 민주당의 바람대로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한다면 공화당의 앞날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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