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잇따라 올해 3ㆍ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연간 기준 사상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이 연말에 실시하는 배당 역시 역대 최고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은행업종이 유가증권시장 내 업종 중에서 외국인 비중이 61.01%로 가장 높은 만큼 은행권 총 배당금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이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연말 배당금 총 1조8,000억원 달할 듯=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의 총 배당금액은 약 1조8,843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729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주당 550원을 배당했던 국민은행이 올해는 무려 2,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되며 하나은행도 지난해 750원에서 올해는 1,150원(중간배당금 350원 제외)으로 주당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도 지난해의 두배 수준인 주당 510원을 주주에게 돌려줄 전망이다. 다만 외환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 부실을 털어낸 데 힘입어 올해 사상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경회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이 올해 사상최고 실적을 올림에 따라 전반적으로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 비중 61%, 절반은 외국인 손으로=이 같은 은행들의 ‘배당잔치’에서 가장 배를 불리는 것은 외국인이 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이 은행업종이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무려 85.79%에 달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76.57%, 신한지주 64.26%, 부산은행 60.96% 등으로 외국인 비중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되는 은행권 전체 배당금 1조8,843억원 중 1조899억원가량이 외국인 주머니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익 증가는 일회적 요인 커, 바젤Ⅱ도 부담=일각에서는 그러나 은행들의 이익 증가가 영업을 통해서 이뤄지기 보다는 충당금 부담 감소 및 투자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1회성 요인 덕분이라는 점에서 무작정 배당금을 늘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2007년 도입되는 바젤Ⅱ(운영 리스크에 대한 국제 표준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한다는 점도 배당 확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