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웰컴 투 개성공단

안길수 기자 <생활산업부>

강원도 오지마을에서 국군과 인민군, 유엔군이 순박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벌이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중 남과 북의 병사들이 두메산골에서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지만 해맑고 순진한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어느새 화해하게 되고 결국 위기에 빠진 마을을 지켜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은 관객의 입 소문을 타고 최단 기간 4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 1,000만 관객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영화가 진행되는 강원도 산골 마을 ‘동막골’은 민족의 화해와 상생,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 장소다. 경제계에도 스크린 속의 ‘동막골’과 같은 상징적인 장소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바로 최근 완공식을 갖고 통일시계를 출시한 ‘로만손협동화공장’이 자리잡은 개성공단이 그곳이다. 개성공단조성은 남과 북의 경제협력과 민족 통일을 위해 추진된 역사적인 사업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진출하면서 남북 경협의 물꼬를 트고 있다. 특히 정치적인 긴장 관계 속에서도 남과 북의 경제인들은 ‘순진한’ 동막골 마을 사람들처럼 묵묵히 공단을 조성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 개성공단이 조성된 후 북한에서 최초로 패션쇼가 열렸으며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시계’ ‘통일냄비’ 등도 잇달아 선보였다. 김기문 로만손 대표이사는 준공식에서 “민족의 번영과 평화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개성공단에서 통일시계를 생산하게 됐다”며 “사업가로서 단기적인 이익을 올리려는 이유였다면 이곳 개성에 입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기업인들도 막대한 초기 투자금에 비해 공단 입주에는 정치ㆍ군사적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눈앞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비전과 대의명분을 위해 그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해야 되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처럼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과 북의 기업과 노동자들이 힘을 합해 ‘위기에 빠진’ 우리의 경제를 구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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