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 부총리도 오늘은 충격받은듯”/주가폭락·환율폭등하던 날

◎재경원측 망연자실,점심도 거른채 상황주시/금융권 허탈감속 화의·자금대책 등 동분서주○…불과 일주일새 두차례의 증시안정대책을 발표했는데도 불구, 20일 증시가 다시 폭락세를 보이자 재정경제원 관계자들은 크게 당혹해 하며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연출. 금융실 실무자들은 증시동향을 점검하랴, 추가대책을 검토하느라 갈피를 못잡아 상당수가 점심을 거를 정도.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안정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만연해 주가가 회복세를 타기 어려울 것 같다』며 『주가가 더 내려간다 하더라도 이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고 한숨. 이들은 설상가상으로 외환시장에서 막판 20분을 남겨두고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폭등하자 망연자실한 표정.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증시가 폭락하자 이날 하오 4시 30분에 예정된 「21세기 국가과제에 대한 수원지역 강연회」참석을 돌연 취소하고 강만수차관을 대리 참석시킨 뒤 과천청사에서 간부들과 대응책 마련에 착수. 강부총리는 이 회의에서 다음날인 21일 은행장 및 종금사 대표들과 각각 조찬, 오찬간담회를 갖기로 전격 결정하고 실무진과 회의내용을 숙의. 재경원은 이날 하오 추가 한은특융까지 거론하며 다음날 부총리주재 간담회 내용을 이례적으로 미리 설명하는 등 증시를 회복세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 재경원관계자는 『평소 금융시장 동향에 흔들리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던 강부총리가 오늘은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향후 정책방향이 어떻게 설정될지 솔직히 말해 측근 실무진들도 감을 잡기 어렵다』고 탄식. ○…이날 금융권 관계자들은 뉴코아 긴급 자금지원회의, 쌍방울 화의 동의여부 회의, 해태 자금결제 상황 등을 한꺼번에 챙기느라 하루종일 이리뛰고 저리뛰는 분주한 모습. 제일은행은 이날 상오11시부터 뉴코아 사장 등이 찾아와 부도유예협약 적용 또는 화의 및 법정관리 신청중 선택가능한 방안을 놓고 협의를 거듭했으나 부도유예협약 적용은 곤란하고 화의신청에 대해서도 금융권의 동의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전달. 그러나 하오 4시께 재정경제원으로부터 긴급 자금지원을 논의하는 은행장회의가 긴급 소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자금지원방안을 마련. 이날 하오 5시 뉴코아 자금지원을 위한 긴급 은행장회의에 소집된 은행장들은 『갑자기 웬 자금지원이냐』며 황당하다는 표정들. 이날 회의에는 윤증현재경원 금융정책실장과 15개 은행장이 일제히 참석. 조흥은행도 이날 해태그룹이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만기도래분 2백억원어치를 대신증권과 보람은행이 교환에 돌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의 처리방향을 주시하느라 바짝 긴장.<정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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