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무덤덤한 '인텔효과' IT株 부활할까

국내 '어닝시즌'(실적발표기), 특히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여겨졌던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이마침내 12일 그 성적표를 공개했다. 인텔은 물론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를 주력 매출로 삼고 있는 회사지만 업종대표성과 IT업종중 실적발표가 선두에 속한 탓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깊은 침체에빠진 IT경기의 향후 전망을 짚어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왔다. ◆ 인텔 성적표는 A..국내 증시 사실상 무반응 12일 오전 국내에 전해진 인텔의 성적표는 한 마디로 '기대 이상'으로 요약된다. 인텔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매출액은 96억 달러로 분기로는 사상 최고치였고 주당순익은 33센트로 시장 기대치 31센트를 웃돌았기때문이다. 그러나 개장 전만 해도 반도체주뿐 아니라 시장의 기술주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주리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개장 이후 시장의 움직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전 10시50분 현재 삼성전자와 동부아남반도체는 약보합선에 머무르고 있고 개장 직후 오름세였던 하이닉스반도체도 강약보합권을 오가는 수준이다. 전날 디스플레이경기의 하락세가 멈추리라는 전망에 강한 오름세를 보였던 LG필립스LCD와 삼성SDI는 되레 하락 반전했고 LG전자 정도만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만 증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2분 현재 TSMC와 UMC, 프로모스와 난야, 파워칩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오전장에서 대부분 약보합세를 나타내 아시아시장에서 '인텔효과'가 크지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 "인텔만으도 IT 전망 담보안된다" 기대했던 '인텔효과'가 미미한데 대해 증시 분석가들은 무엇보다 그 대표성에도불구하고 인텔의 분기실적호조가 IT주 전반의 기조변화를 당장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문제는 이번 실적호조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지,그리고 세계 IT경기가 살아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과연 인텔의 실적이 글로벌 IT사이클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며 국내외 증시에 인텔의 호실적이 반영되더라도 일회성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줄줄이 실적발표를 대기하고 있는 국내 대형 IT주들의 4.4분기 실적이 인텔과달리 부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점, 그리고 그 실적부진의 주된 요인이 인텔의실적과 연계성이 강한 반도체보다는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점도 '인텔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원인은 2000년 부문별 실적발표 이후 가장 안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휴대전화 등 비(非)반도체부문에 있다"고진단했다. 그는 또 인텔의 실적호조 자체에 대해서도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매출비중이 큰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인텔의 호조와 달리 IT경기회복은 올해 1.4분기와 2.4분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 "인텔의 대규모 투자계획, IT 시각변화 단초"의견도 물론, 인텔 하나만으로 당장 IT경기가 급격하게 살아날 것을 점치기는 힘들지만IT경기의 '저점확인'이 이뤄짐과 함께 인텔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계획이 향후 새로운 모멘텀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위원은 "인텔의 출하액 증가저점이 2004년 3.4분기임을 확인했다"며 "인텔의 양호한 실적과 2004년 38억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49억∼53억 달러의 설비투자계획은 반도체업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도 "인텔의 2005년 전망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수치는전년대비 34% 증가한 연간 투자계획"이라며 "이같은 투자를 통해 차세대 CPU인 '듀얼 코어 프로세서'의 보급이 확대되면 PC에 사용되는 D램 수요를 확대,자극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이는 D램 업체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뉴스"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인텔의 실적 및 2005년 예상에 대한 발표로 2005년 IT산업환경에 대한 보수적 전망치들이 긍정적으로 상향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며 "무엇보다 IT업종 투자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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