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사업 철수 결정에 하한가 곤두박질 삼성그룹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아이마켓코리아의 주가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인 14.96%(3,950원)까지 내린 2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아이마켓코리아의 주가 급락은 삼성그룹이 아이마켓코리아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MRO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결정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이 손을 뗄 경우 현재 매출의 83%를 차지하는 삼성그룹 매출 물량이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이다. 아이마켓코리아의 지분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각각 10.6%, 삼성전기 10.0%, 삼성중공업 7.2% 등 총 9개사가 58.7%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아이마켓코리아의 현재 주가는 삼성그룹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이라며 “이번 매각 결정으로 삼성 프리미엄이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매각 자체가 성사되려면 기존 거래를 유지하겠다는 옵션이 주어져야 한다”며 “아이마켓코리아의 성장성 자체에는 이상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지분 매각 결정 이후 누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실 삼성의 MRO 사업 철수 결정은 최근 대기업의 MRO 사업이 중소 기업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나 SK 등 대기업들도 MRO사업 유지 여부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기존 대기업의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처럼 인수자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분 매각 결정으로 인한 물량 부담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MRO 사업 대상은 단순 사무용품뿐 아니라 원부자재, 산업용품, 설비기계 등에 걸쳐 존재한다”며 “매각 규모도 현재 시가 총액기준으로 5,500억원 규모에 달해 국내 중소기업 1~2개로의 매각은 불가능해 보인다”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MRO시장 진출을 노리는 그레인저, 패스널 등 해외 업체로의 매각이나 다수 투자자에 대한 분할매각 가능성이 높다”며 “아이마켓코리아의 중장기적 기업가치는 새로운 대주주와 삼성그룹 연계 매출 물량이 지속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어쨌거나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할 경우 삼성그룹은 5,000억원 가까운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들의 아이마켓코리아 지분 취득 가액은 106억원으로, 2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 총액은 8,069억원에 달한다. 삼성 계열사의 지분이 58.7%인 점을 감안하면 지분 가치는 4,73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