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이 10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과정에서‘무례’했다는 논란과 관련 전화와 트위터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직접 사과했다.
이 장관은 이날 낮 박 원내대표의 트위터에“그날 대표님이 화풀이하러 왔을 때 제가 여유있게 웃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 제 수양의 한계”라며“화난 마음 풀어주길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또 “자리에서 지켜보는 저도 사실은 불편했다”며“제가 야당 원내대표일 때 본회의장에서 밀려나고 회의장 밖을 빠져나갈 때의 비참했던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 그때는 저도 화가 나서 ‘당신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소리질렀다”고 회상했다. 이 장관 측은 과거의 ‘돌격대장’이미지가 되살아날까 당혹해 하는 표정이다.
앞서 지난 8일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에서 이 장관을 찾아가 예산안 강행 처리를 항의했고 이 장관은 돌아가라는 듯 엄지손가락을 들어 바깥을 가리켰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이 장관의 ‘90도 인사’는 위선”이라며 이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9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내 좌석 뒤편 본회의장 문짝이 떨어졌고 그 뒤로 끊임없이 저질스런 욕을 퍼붓고 있는 것을 가리켰다”며 “‘제발 저 욕소리나 좀 중단시켜야지 저러고도 왜 항의하는가’였다. 사실을 알고 비판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또 야당으로부터 예산안 강행 처리의 배후로 지목된 것을 의식한 듯 “이유야 어떠하든 피해 갈 생각도 없고 당이 총체적으로 결정해서 한 일을 내가 뒤집어쓰고 욕을 먹는다고 해서 변명할 일도 아니다”라며“차라리 욕먹을 일이라면 나 혼자 감당하는 것이 옳고 칭찬받을 일이면 당과 동지들이 받는 것이 옳다”고 글을 남겼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오 장관이 전화가 와서 저간의 내용을 설명하고 자기가 손가락질한 것이 저를 나가라고 한 것이 아니고 뒤에 있는 우리 민주당 당직자들과 보좌진들에게 저게 뭐냐고 이야길 한 것인데 오해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