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롯데 카드사업] '유통공룡' 가세 업계 지각변동 예고

백화점·호텔등 고객DB 일원화로 파괴력 막강롯데는 그동안 현대ㆍSK 등과 함께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왔다. 21일 실시될 다이너스카드 입찰은 이들 중 과연 어느 곳이 카드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왜 롯데가 유력한가 현재 다이너스카드의 입찰대행을 맡고 있는 안건회계법인이 작성한 500만원짜리 입찰안내서를 구입한 곳은 롯데ㆍ현대ㆍGE캐피탈 등 3곳이다. 카드사업 진출을 계속 모색해왔던 SK는 구입조차 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SK가 휴대폰 소액결제 사업을 강화하는 상황에 굳이 신용카드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휴대폰 결제사업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현대도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현대캐피탈 사장으로 보내면서까지 카드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14일 금융감독위원회가 현대생명 부실 문제부터 해결하라며 카드사업 진출에 제동을 걸어 사실상 다이너스카드 인수는 불가능해 졌다. 또 GE캐피탈의 경우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한 뒤 되팔겠다는 의도여서 입찰경쟁에 높은 가격을 써내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롯데타운'의 의미는 기존 카드사들이 SK의 카드사업 진출을 두려워했던 가장 큰 이유는 1,500만명에 달하는 OK캐시백의 방대한 고객 DB 때문이었다. 롯데가 롯데타운을 설립, 고객 DB 관리를 일원화하려는 것은 기존 카드사를 인수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현재 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정보는 롯데백화점 400만명, 롯데닷컴 135만명, 롯데마그넷 80만명 등에 달해 결코 SK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롯데가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하고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고객 DB를 결합할 때 대단한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긴장하는 신용카드 업계 신용카드 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롯데가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카드사들이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백화점ㆍ할인점 등과의 제휴를 적극 모색하는 형편에 롯데가 카드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유통업체를 끼고 하는 영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자체적으로 회원모집기능ㆍ연체관리기능ㆍ현금동원능력 등을 가지고 있어 더욱 두려운 존재다. 또 롯데가 가지고 있는 호텔ㆍ할인점ㆍ인터넷쇼핑몰ㆍ외식사업 등과 카드부문이 결합될 경우 기존 카드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막강한 서비스로 회원들을 모을 수 있어 카드사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신용카드 시장 판도 어떻게 되나 현재 신용카드 시장은 삼성ㆍLG 등 전문계 카드사들과 비씨ㆍ국민ㆍ외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비씨카드 회원은행들이 독자적인 카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다 외환카드의 매각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이미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은행들이 전문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해오던 은행 CD 망의 이용을 제한, 향후 전문계 카드사들의 영업이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이래저래 신용카드 업계는 홍역을 앓고 있다.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롯데라는 공룡이 신용카드 시장에 진입한다면 시장판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회원에 기존 다이너스카드회원 57만명이 결합되면 중복회원을 감안하더라도 외환카드 회원수인 58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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